일회용 컵 규제 한 달…텀블러업계 ‘웃고’ 영세 카페 ‘울고’

입력 2018-09-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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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판매량 작년보다 38% 증가...늘어난 설거지 탓 인력 충원 부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커피 전문점에서 종로구청 직원이 일회용 컵 사용 위반 여부에 대한 지도점검 및 단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를 단속한 지 한 달째를 맞아 업계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생활용품업계는 텀블러 판매에 미소짓는 반면 영세한 카페 점주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3일 락앤락에 따르면 지난달 락앤락의 국내 텀블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증가했다. 7월에는 지난해보다 67% 증가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텀블러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주는 카페 체인점들이 늘어난 게 텀블러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는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한 고객이 7월 말 기준 300만 명을 돌파했고, 개인 컵 할인 횟수도 올 초 20만~30만 건에서 6월엔 52만 건, 7월엔 70만 건을 기록했다.

채영옥 락앤락 상품개발센터 상품2팀장은 “친환경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다소 번거롭더라도 텀블러를 소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는 텀블러가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도 여겨져 휴대성과 편의성, 차별화된 디자인을 뽐내는 제품을 향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개인 카페 점주들은 늘어난 설거지와 컵 관리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안전상의 이유로 일회용 컵을 쓰던 애견카페와 키즈카페에서는 다회용 컵으로 바꾼 뒤 사고가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애견카페 점주는 “머그와 유리컵으로 바꾸면서 하루에 최소 하나 이상씩 파손 사고가 난다”며 “애견 카페만이라도 일회용 컵을 쓸 수 있게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들과 달리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는 사정을 토로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직원 2명을 고용하고 있는 카페 점주 김 모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사는 다회용 컵 비치나 고용 확대에 큰 타격이 없으니 앞장서는 것”이라며 “당장 설거지 인력을 더 고용해야 하는 자영업자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텀블러를 가져와서 무턱대고 할인해 달라는 손님과 실랑이를 벌인 적도 몇 번 있다”며 “안 그래도 프랜차이즈와 경쟁이 힘든 데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서울 여의도 샛강역 근처에서 테이블 3개, 직원 1명으로 영업 중인 카페 점주는 “매일 보는 단골들한테 싫은 소리를 하기 어렵다”며 “매장에서 마시고 가도 손님이 원하면 그냥 일회용 컵에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거짓거리가 늘어나 세제 사용량도 그만큼 증가하는데 그로 인한 오염은 환경 오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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