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양회, 레미콘 M&A로 시멘트 순위 반등노리나

입력 2018-08-17 09:11수정 2018-08-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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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가 레미콘 제조업체인 한라엔컴을 인수해 레미콘·시멘트 업계의 순위 반등을 노린다. 성신양회는 이번 인수를 통해 레미콘 출하량을 늘리는 한편,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BCH페레그린인베스트먼트(이하 페레그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레미콘 업체 한라엔컴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페레그린은 14일 한라엔컴과 556억 원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페러그린과의 컨소시엄에 주요출자자(LP)로 참여한 상태로, 200억 원 수준에서 한라엔컴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인수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로 성신양회의 레미콘 업계 내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성신양회는 시멘트·레미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17년 기준 시멘트 생산량 738만 톤(t)으로 업계 4위(총 5개사), 레미콘 생산량 205만㎥로 업계 8위(총 9개사)를 기록했다.

레미콘협회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라엔컴의 2017년 출하량은 344만㎥으로, 성신양회가 한라엔컴 인수하면 성신양회는 최대 549만㎥를 출하하게 돼 업계 5위에 오른다.

반면 지역기반산업인 레미콘은 운송 시 최대 90분을 넘어버리면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상실된다. 즉, 수도권에 생산시설을 둔 상위 업체들에는 충청지역에 밀집한 성신양회-한라엔컴이 위협적이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이번 인수로 업계에 영향을 받는 건 시멘트 쪽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신양회가 한라엔컴의 사업장을 인수해 전량을 수직계열화하면 기존 시멘트업체들은 원재료 납품할 곳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레미콘 업체는 운송비 등의 비용 문제로 인근에 위치한 여러 시멘트 업체로부터 납품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성신양회 시멘트 사업장과 한라엔컴 레미콘 사업장은 둘 다 충청 지역에 위치해 시멘트-레미콘 ‘수직계열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로 인해 기존 시멘트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 레미콘의 원료 33%가 시멘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라엔컴이 연간 350만㎥을 출하한다고 가정시 한라엔컴에 납품되는 시멘트량은 약 120만 톤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더욱이 시멘트·레미콘 산업은 정부로부터 신규 사업장 설립이 제한돼 기존 사업장 유지는 시장점유율 방어에 중요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라시멘트 인수합병(M&A)을 통해 ‘빅 3체계’를 구축한 한일시멘트,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가 업계 1위 쟁탈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꼴등’으로 밀려난 성신양회가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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