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전략을 위해 고민하는 창업자들에게 권할 만한 방법 중 하나는 ‘고정관념을 뒤집어라’다.
현재의 창업시장에서 평범하고 상식적인 방법으로는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한계가 있고, 젊은 소비자일수록 규범이나 질서에 얽매이기보다는 독특하고 개성 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적 토대와 경제성을 감안하지 않고 지나치게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하거나 즉흥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중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철저한 소비자 취향의 분석과 탄탄한 본사의 물류 시스템, 다양한 벤치마킹 등을 통해 상식을 깨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한 곳을 살펴본다.
‘싼게 비지떡?’ - 가격의 상식을 깬다
가격파괴 전문점들은 대개 직거래 방식으로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거나, 원재료 대량 구매나 직접 생산가공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특히 유통회사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거품을 제거해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저가 쇠고기전문점 ‘다미소’(www.oredream.com)는 쇠고기 1인분 130g을 1700원이라는 믿기 어려운 가격에 판매한다.
이런 가격 파괴가 가능한 이유는 25년간 육류 수입을 해 온 본사가 원료육을 직접 수입, 가맹점에 공급함으로써 유통단계의 거품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이다.
유통비용을 축소해 가격을 대폭 낮춘 반면, 매장을 셀프식으로 운영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여 마진율을 높였다.
박창규(55) 사장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의심어린 눈길을 보냈던 손님들도 한 번 맛을 본 후 단골이 된다”며, “유통전문회사의 장점을 살려 업계 최저 가격으로 우수한 품질의 쇠고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목우촌이 운영하는 꽃등심 전문점 ‘웰빙마을’(www.moguchon.co.kr)에서는 일반 한우 전문점에서 4만원 이상 줘야하는 1+등급 한우 꽃등심을 2만 3000원(200g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농협의 유통망을 통해 중간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하고, 공판장에서 경매된 1+등급의 한우에 육가공비만 더해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만족하는 것은 물론 농협의 유통망을 이용해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원산지 허위표시 등에 대한 불신도 낮다.
콘셉트의 역발상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콘셉트로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기존에 배달 메뉴로 생각하지 못했던 음식을 배달해 주거나, 문구점과 팬시점, 미용실과 피부관리숍, PC방과 카페 등 서로 다른 업종을 결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양념갈비 배달전문점 ‘대령숙수’(www.nasungfood.com)는 기존에 배달시켜 먹는 음식으로 여겨지지 않던 갈비를 완전조리하고 진공포장한 배달로 싱글족 고객이나 맞벌이 부부 등 일상생활에 바쁜 소비자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전통 옹기 항아리에 갈비를 3일 이상 숙성, 갈비의 양념맛과 부드러운 육질이 더욱 잘 느껴지도록 했다.
배달 전문점인 만큼 넓은 점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16.5㎡(5평) 점포 기준으로 점포비를 제외하고 1400만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카페를 결합한 아이스크림 카페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 중 하나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전문점 ‘카페 띠아모’(www.ti-amo.co.kr)는 기존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달리 다양한 메뉴 복합화와 카페형 매장을 콘셉트로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기존 아이스크림에 비해 유지방 함유량이 10%로 낮아, 깔끔하고 쫄깃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기본으로 에스프레소 커피, 포켓 샌드위치,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를 구비, 기존 테이크아웃 형태에서 ‘카페형’으로 매장 콘셉트를 전환해 계절별 매출편차 해결은 물론, 다양한 고객층 확보도 가능해 졌다.
카페형 PC방 ‘아이비스’(www.ibiss.co.kr)는 PC방이란 공간에 카페를 접목했다. 매장 한편에 카페를 마련하고, 전문점 수준이 맛을 갖춘 커피와 베이글, 스파케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어, 이곳을 처음 찾는 고객은 PC방인지 카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카페와 PC방의 결합은 새로운 문화공간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카페를 통한 매출 증대는 물론 고객들이 더 오래 PC방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고 있다.
메뉴의 고정관념을 탈피
메뉴도 고정관념을 깰 여지가 많은 대상이다. 예전에는 서비스 음식이나 간식 정도로 여겨지던 이른바 사이드 메뉴들이 이제는 당당한 메인 메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산오징어 요리 실내포장마차인 ‘오징어와친구들’(www.ogkk.co.kr)은 생선회를 먹을 때 곁가지 음식으로 제공되던 오징어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았다.
오징어는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식품 소비 성향에 딱 들어맞는 데다,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등 먹거리의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산오징어를 이용한 회와 물회, 야채무침, 볶음, 통찜, 튀김, 순대, 버터구이 등의 다양한 오징어 요리를 제고하며, 여기에 모든 메뉴의 가격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저가’전략을 더해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애피타이저로만 제공하던 수프도 식습관이 소식으로 바뀌고 음식에서도 간편화가 중시되면서 메인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수프전문점 ‘크루통’(www.crouton.co.kr)은 유럽, 멕시코,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의 수프를 한국식으로 개량한 수프전문점으로 웰빙 추세에 맞춰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무공해 음식으로 까다로운 여성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았다.
또한 ‘수프에 띄우는 바삭한 빵조각’이란 크루통의 의미 그대로 수프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빵조각을 고객이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도록 각 매장에 따로 구비해 놓고 있다.
전략과 주의점
그동안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성용 미용실 시장이 열리고, 와인과 즐기는 고급 고기전문점 시장이 형성되며,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2층 창업 붐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 등도 이러한 예라 할 수 있다.
상식을 깨는 전략은 처음엔 신선함이 부각되므로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 대상이 생기고 후발주가가 오히려 선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여 공략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처음에는 고정관념의 탈피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다수 경쟁자가 출현해 결국 다시 고정관념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주의해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