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갈등 격화 속에 캐나다 자산 매각 나서

입력 2018-08-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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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무역 동결에 이어 캐나다 채권·주식·현금자산도 처분...FT “군주국이 힘쓰는 방법”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 양국은 사우디 여성인권 운동가에 대한 체포와 석방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인권 이슈를 둘러싸고 캐나다와의 갈등이 격화하자 캐나다 자산을 대량 매각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과 연기금 등은 해외자산 매니저들에게 캐나다 주식과 채권, 현금성 자산 등을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아델 알 주베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 사우디는 캐나다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의 교역과 투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군주국이 주권 문제에 경제적·정치적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사우디는 최근 국가 안보를 저해하고 적국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자국 여성인권 운동가 수십 명을 체포했다. 그 중엔 캐나다 시민권자인 사마르 바다위도 포함됐다. 이에 캐나다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무장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석방을 요구하면서 양국 간 갈등에 불이 붙었다. 캐나다는 3일 트위터로 성명을 발표하고 “그들과 모든 평화적 인권운동가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사우디 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5일 자국 주재 캐나다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을 명령하고 캐나다와의 신규 교역과 투자를 동결했다. 국영 항공사의 캐나다 노선 운항도 중단했다. 전날엔 캐나다에 있는 자국 유학생 약 1만6000여 명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경제에서 외국 유학생이 유발하는 가치를 환산하면 연간 155억 캐나다달러(약 13조2000억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서비스 부문에서 주요한 대외 수입원천인 사우디 유학생들이 모두 철수하면 캐나다 경제에 연간 4억 캐나다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바다위는 자신이 원하는 남성과의 결혼을 막은 친아버지를 고소하는 등 사우디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여성의 날에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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