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 추락사고와 관련해 전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정창이 해당 건설사로부터 성접대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엘시티 현장의) 안전총괄 책임이 있는 포스코건설은 관할 노동부 지청장을 뇌물과 성접대로 회유했고, 노동부 지청장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신속하게 작업재개를 승인했다”며 “포스코건설 엘시티 현장 작업재개 과정에서 이번 향응ㆍ접대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1일 구속된 전 고용부 부산동부지청장 A씨는 경찰이 뇌물수수혐의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건설사로부터 수차례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부산동부지청장으로 부임한 뒤 올해 3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성접대를 받았다. 특히 엘시티 추락사고가 발생해 현장 특별점검을 시작한 뒤에도 성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향응ㆍ접대가 엘시티 공사 현장의 재빠른 작업 재개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나온다. 지난 3월 2일 엘시티 현장서 추락사고로 현장 노동자 4명이 숨진 가운데 이달 12일 현장에 대한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시행됐다. 바로 이날과 이틀 뒤인 14일 A씨는 2차례 성접대를 받았다. 이후 4월 6일 부산동부지청은 포스코건설의 작업재개 신청을 받아들였다. 3월 부산 산성터널 사고(1명 사망)까지 해서 A씨가 담당하는 포스코건설 시공현장에서만 5명이 숨진 상황이었다.
건설노조는 “노동부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작업재개에 수차례에 걸쳐 반대의견을 밝히며, 현장의 안전대책이 충분히 수립된 상황에서 작업재개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건만 노동부는 막무가내였다”며 “포스코건설의 동부지청장을 비롯한 다수의 노동부 공무원에 대한 접대ㆍ향응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건설노조는 이어 “이번 성접대 유착사건에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대책이 없는 와중에 진행된 이번 발표들은 전형적인 물타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포스코건설과 고용노동부는 우선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