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복숭아나무 아래

입력 2018-08-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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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철이다. 과일가게마다 먹음직스런 복숭아가 진열되어 있고, 어떤 지자체에서는 지역특산인 복숭아 판촉을 위해 축제를 겸한 ‘복숭아 장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비가 내리지 않아 올 복숭아는 어느 해보다도 당도가 높다고 한다.

복숭아와 관련하여 생겨난 성어(成語:관용구)가 적지 않다. 삼국지의 주인공인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복숭아나무 동산에서 의형제를 맺음. 桃:복숭아 도, 園:동산 원, 結:맺을 결, 義:의로울 의)’를 비롯하여 ‘복숭아 빛 뺨에 살구 빛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도시행검(桃杏 :뺨 시, 杏: 살구 행, :얼굴 검)’이라는 성어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여덟 글자로 된 ‘도리무언 하자성혜(桃李無言 下自成蹊)’라는 성어도 있다. ‘李’는 주지하다시피 ‘오얏 리’라고 훈독하는데 오얏은 ‘자두’의 사투리이다. 蹊는 ‘지름길 혜’라고 훈독하는 글자이다. ‘桃李無言 下自成蹊’는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이광(李廣)열전’에 인용된 속담이다.

복숭아나무는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사람들을 향해 꽃구경 오라고 부르지도 않고 과일을 먹으러 오라고 손짓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말없이 있어도 복숭아나무 아래에는 길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꽃구경하러 모여들고 열매를 따러 모여들고… 실력을 갖출 일이다. 실력만 있으면 사람이 찾아오지 않음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 ‘桃李無言 下自成蹊’라는 성어는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훌륭한 스승을 칭송할 때 주로 사용한다. 우리 교육계에 복숭아나무와 같은 선생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실력이 있는 선생님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회초리를 들면 아무도 그것을 폭력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복숭아나무 아래 사람이 모이듯 학생들이 모여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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