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한국에서만 BMW 차량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만 집중적으로 BMW 차량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BMW코리아 역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잇따른 BMW 화재사고에 대규모 리콜을 단행키로 했다. 리콜은 전기 배선 문제가 발생한 차량으로 약 100만 대의 가솔린 차량이 그 대상이었다.
디젤 BMW는 대부분 유럽에서 팔리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BMW 측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에 결함이 있다면 같은 시스템을 장착한 전세계의 모든 BMW에 같은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BMW코리아 측은 디젤차가 많이 팔린 유럽에서도 같은 화재사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BMW측은 EGR 시스템이 문제라고 하면서도 특정 부품을 지목하지 못했다. 그저 전체 시스템을 의미하는 ‘EGR 모듈의 문제’라고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판매 차량에 적용된 시스템의 설계상 오류가 있거나 엄격한 국내 배출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해 만든 특수한 흡기 구조 때문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EGR이 원인인 화재 사고가 보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BMW코리아는 최근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을 하나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차는 물론 다른 국산 디젤차들이 무리없이 도로에서 주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BMW가 생산하고 있는 디젤 EGR 모듈 가운데 일부는 한국의 자동차부품기업이 납품하고 있다. 이들은 “동일한 기계장치를 장착한 다른 나라에서 별다른 화재 이슈가 없는 것은 이 기계장치를 조절하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유독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된 한국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무리하게 세팅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은 모두 독일에서 제조됐고, 독일에서 생산돼 다른 나라로 수출된 차량과 동일한 부품이 사용됐다”며 “국내에만 특정 부품이 들어갔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