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재미로”

입력 2018-07-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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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취미로 드럼을 연주한다. 드럼을 어떻게 치게 되었냐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늘 “재미로 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였다. 드럼은 다른 악기와 다르게 조율도 복잡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연주도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

사실 드럼은 배음 악기로, 치는 면과 울리는 면의 진동을 이용하여 소리를 내는 타악기이다. 이처럼 영향을 받는 요소가 많아져 조율이 어려운 편에 속한다. 또한 연주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양손과 양발이 전부 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조율도 어렵고 연주도 어려운 이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내가 타악기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왜 드럼을 연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길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악기가 재미없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악기들이 각기 재미가 있겠지만, 드럼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재미가 있다. 어려운 튜닝은 다르게 말해서 매일매일 다른 사운드로 연주가 가능하다는 포인트가 있으며, 손발이 따로 움직이면서 얻는 소리의 조화로움도 재미를 얻을 수 있는 포인트다.

또한 기타나 피아노만큼 흔하긴 하지만 연주자는 그렇게 주변에 많지 않은, 다시 말해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악기라는 인식도 한몫하는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취미를 이야기할 때 늘 어떠한 특별한 점을 꼽는데, 주로 그것이 나의 업무에 도움이 되거나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혹은 가시적으로 무언가가 보이는 점을 많이 언급한다. 하지만 본인이 취미를 말할 때 “그냥 재미있어서”라는 말이 나오는 게 취미라는 단어 자체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재미로 드럼을 치다 보니 드럼에 관계된 업체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늘 재미없게 사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드럼을 추천하지만 꼭 드럼이 아니어도 좋다. 모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취미 하나씩을 가지고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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