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보복, 무역전쟁 끝은 어디…EU, 미국 車관세에 3000억 달러 보복관세 경고

입력 2018-07-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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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동차 관세 위협에 처음으로 구체적 대응책 발표…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14조 규모 보복관세 발동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브뤼셀/AP뉴시스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확장하며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각국의 보복 조치가 격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3000억 달러(약 334조3500억 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지난달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문서를 미 당국에 제출했다. FT는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EU가 구체적인 대응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U는 성명에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는 행위는 세계 경제를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으며 이는 일자리 400만 개 이상을 창출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고용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시장이 파편화되면 미국의 비용이 상승하고 자동차 수출이 악화하며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하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 인한 긴장이 이미 고조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관세는 국제법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평판을 더 손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보호무역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 안보를 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비판했다. EU는 안보 위협은 사실이 아니며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무역 체제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EU 당국자들은 보복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인된 3000억 달러 관세는 미국의 자동차 및 부품 수입액과 비슷한 규모라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중국만큼 나쁘다”면서 자동차 관세를 언급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하는 일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이슈에 있어서 EU 국가들을 중국처럼 취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 업계는 불확실성 고조에 울상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는 자동차 가격을 수천 달러 인상하고 경쟁력을 약화하며 미국의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최대 공장을 두고 생산량의 70%를 수출하는 BMW는 관세가 투자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대미 강경책을 내놓으면서도 대화를 이어가려 한다. 지난주 EU 정상회담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EU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EU 관료들은 19~20일 미 상무부가 주관하는 공개 청문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편 캐나다는 이날 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과 맥주와 위스키, 오렌지 주스 등 250가지 이상의 품목에 10%의 관세를 적용했다. 관세 규모는 166억 캐나다 달러(약 14조125억 원)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해 캐나다의 금속 수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 BBC방송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더 많은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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