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세계路 미래路] 세계 48개국에서 42년간 쌓은 명성…트럼프 ‘인맥’으로 재조명

입력 2018-06-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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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예상치 못한 결과로 정·재계는 트럼프 대통령 인맥 찾기에 분주했다. 모두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약 20년 전 대우건설과 트럼프 대통령의 인연이 재조명 받았다. 1997년 대우건설의 전신인 (주)대우의 건설부문이 미국 뉴욕 맨해튼 에 ‘트럼프월드타워’ 건설에 참여한 사실이 회자된 것이다. 대우건설이 ‘여의도 트럼프월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어간 발자취도 주목받았다. 당시 한국을 찾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40여년간 해외시장에서 명성을 쌓아 올린 대우건설의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21개국에 법인·지사 운영…수주잔고 약 5조원 보유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신호탄은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도로공사에서 울렸다. 이후 전 세계 48개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세계 건설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전략은 수익성 확보, 공종 다변화에 따른 리스크 분산으로 집중돼 있다. 1980~1990년대에 토목, 건축 분야에 집중했다면, 2000년대 들어선 석유·가스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주력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해외시장의 물꼬를 트면서 ‘국내 최초’란 타이틀을 여러 차례 얻은 것도 대우건설의 적극적인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라이베리아(1984년), 보츠와나(보츠와나 세로웨-오라파 간 도로 건설, 1986년), 알제리(알제리 힐튼호텔 기공, 1986년), 미국(시애틀 은퇴 노인촌 건설 합작 계약, 1988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총 448개 프로젝트, 585억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4월 기준) 35개 프로젝트, 4조7515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주요 국가는 알제리, 모로코, 나이지리아, 보츠와나,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싱가포르, 베트남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99년 5월 대우건설이 건설한 주상복합아파트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 분양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모습. 사진 왼쪽 두번째부터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트럼프 대통령, 한용호 전 대우 사장. (사진출처=대우건설)
해외 네트워크는 21개국에서 6개 지사, 14개 사무소, 10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대륙별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아프리카, 알제리·모로코 ·나이지리아 등 △중동,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 등△아시아, 중국·일본·필리핀·싱가포르·인도네시아 △아메리카, 콜롬비아·베네수엘라·사이판 등이다.

대우건설은 공종 면에서는 고부가가치 분야인 플랜트 기본설계(FEED) 계약(베네수엘라 석유수출시설), 고속도로(카타르 뉴오비탈), 방파제 공사(이라크 알 포) 등 대형 토목공사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수주한 카중굴라 교량사업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시장을 확대함과 동시에 토목분야에 대한 공종 다변화를 동시에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현지에서 굵은 땀을 흘리는 직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어, 문화차이를 극복하면서 사업 추진에 정성을 다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례로 갠지스강의 기적을 잇는 ‘인도비하르교량PJ’ 현장에서도 이 같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 사업은 비하르주 주도인 파트나시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사발푸르 지역과 비두루푸르 지역을 잇는 교량과 접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주요 공사구간인 ‘Raghopur Island’는 외부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현지 지역 협력회사들도 영어를 구사하는 빈도도 낮아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들은 현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종교문화를 이해하는 등 한 걸음 다가갔다.

특히 종교문화를 이해하며 현지의 주요 경축일, 신규 공종을 착수하거나 사무실 입주 등의 행사가 있을 때면 종교의식인 ‘푸자(Puja)’를 열기도 했다.

◇20여년 공들인 베트남 ‘스타레이크’, 민간주도 1호 해외 신도시 사업

대우건설의 대표적인 해외사업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지난 1996년 사업에 대한 제안이 이뤄진 이후 20여년간 공들인 사업이다. IMF 금융위기, 대우그룹 해체 등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2006년 베트남 투자기획부의 투자허가 승인으로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총 사업비는 약 22억 달러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 사업 부지(사진출처=대우건설)
스타레이크 신도시 사업 단지는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인 186만3000㎡(56만3558평) 규모다. 대우건설이 100% 지분을 소유한 베트남 THT법인이 개발사업을 주도한다. 부지 내 상업 및 업무용지, 학교 및 정부기관 요지, 주거용 빌라, 아파트, 주상복합을 순차적으로 개발 및 분양할 계획이다.

올해 현재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1·2차 빌라 분양(249가구)은 완판됐고 3·4차 빌라와 함께 상업·호텔·복합용지를 분양 중이다. 아파트 600여 가구는 올 하반기에 분양 예정이다.

총 27만5000㎡ (8만3200평) 규모로 조성되는 상업용지는 삼성동의 코엑스나 영등포 타임스퀘어 같은 복합 문화시설 및 호텔, 초고층 오피스 빌딩 등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부지조성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현재 베트남 현지의 유수한 업체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투자자, 국내 대기업 등 다수의 기관 투자자들과 매각 및 투자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 산업이 더이상 단순 시공에 머무르지 않고 개발, 금융, 시공, 관리 등이 복합된 융복합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공종다변화, 시장다변화를 통해 융합산업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 사업은 국내 건설사가 자체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접 신도시 개발 기획부터 금융 조달, 시공, 분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융합하는 최초의 사업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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