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르자 중동 시장 구매력 '껑충'

입력 2008-04-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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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MP3사용자 두 명 중 한 명은 애플(Apple)사의 iPOD을 사용한다. 세련된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 높은 품질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최근 유가폭등이 이집트의 구매력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미국 등 우리 전통 주력 수출시장인 선진국 경제가 침체되는 가운데 이집트, 남아공, 사우디, 이란이 새로운 프런티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KOTRA(사장: 홍기화)는 최근 ‘중동 아프리카 프런티어 시장 유망품목 및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중동 4개국의 소비트렌드와 틈새품목을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중동에서는 인터넷 확산에 따른 서구형 IT 제품, 단순한 기능의 저렴한 브랜드 제품, 실속형 여가 관련 제품, 자동차 등 고가 내구재 중심으로 애프터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산 제품은 자동차,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진출이 활발한 상태다. 이란에 진출한 LG 세탁기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으며 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 절전형의 실속형 모델로 소음이 적어 아파트와 연립주택거주자에게 환영받는다.

반면 핸드폰과 PC 분야는 진출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핸드폰 수입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점유율은 미미한 실정이다. 걸프지역 최대 휴대폰 시장인 사우디의 한국산 점유율은 1.5% 안팎이었다.

주택용 고급공기청정기 사업은 우리 기업이 도전해 볼 만한 분야다. 대기오염과 사막 모래먼지에 대비해, 이란에서 공기청정기는 건강과 직결된 기능성 제품이라는 대접을 받는다. 따라서 최근 현지산이나 중국산의 저가 수요가 한국산 고급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정용금고나 디지털 도어락도 유망하다. 현지의 호텔, 주택 건축 붐과 높은 현금 보유성향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에서는 주택건설 증가와 도심의 치안 악화로 매년 13% 정도 디지털 도어락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고가의 이태리 제품이 절반, 중국산이 10%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밖에 이슬람 가정을 겨냥한 위성방송수신기, 젊은 층이 선호하는 차 액세서리, 레저 활동 증가에 따른 GPS나 멀티 플레이어도 진출 유망품목으로 지목됐다. 2010년 월드컵 개최와 맞물려 TV와 옥외광고용 LED, 외국인 관광객용 렌트차량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 중아CIS팀 최동석 팀장은 “아직 빈부격차가 큰 시장인 만큼 명확한 타깃을 정해 각각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며 “저소득층을 겨냥할 경우, 기능을 단순화해 가격을 낮춘 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증된 에이전트를 선정해 상호 윈윈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지 정부의 제조업육성정책에 따른 인센티브를 이용, CKD 방식으로 진출하거나 현지 업체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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