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익 전 사장 심각한 도덕적 해이"주장...현 임원 포기
현대상선은 14일 '스톡옵션 포기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앞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취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3년 8월 11일 현대상선은 이사회를 열어 당시 대표였던 노정익 사장을 포함한 현대상선의 임원 34명 전원에게 90만5000주의 스톡옵션 부여를 결의했다. 노 전사장은 20만주를 받았다. 이 스톡옵션의 행사 시간은 2010년 10월까지다. 부여 이후 현재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한 전현직 임원은 없다.
현대상선의 현재 주가는 당시 행사가격인 3175원의 10배가 훨씬 넘는 4만4150원(14일 종가 기준)까지 상승해 대상자 34명은 스톡옵션을 통해 수억~수십억원의 규모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게 된 상태다. 노 전 사장의 경우는 평가차익만 80억원이 넘는다. 퇴직임원 3명을 제외한 현 임원들도 약 250억원의 평가차익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이 스톡옵션에 대해 법규와 정관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증권거래법에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스톡옵션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고 현대상선 정관에는 스톡옵션을 재직 임원 전원에게 부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당시 스톡옵션은 재직 임원 전원에게 부여돼 정관을 위배했다는 주장이다.
이사회 개최 시점도 문제 삼았다. 고 정몽헌 회장 삼우제를 지내는 시기에 이사회가 열렸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사외이사가 대내외적 혼란스런 상황으로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우려를 표명, 반대를 표시했음에도 이를 강행했던 것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대상선측은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이사회를 개최해 스톡옵션 부여결의를 강행한 당시 노 전 사장에게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내부 관계자의 확인 및 외부 전문가의 자문 및 검토를 받았고 그 결과 이미 부여된 스톡옵션은 취지와 절차 면에서 문제돼 원천적으로 법률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취임한 김성만 신임 사장이 스톡옵션 부여 당시의 제반 정황을 고려해 취지가 정당하지 않고 벌률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구체적인 검토와 해결을 지시한 데 따랐다는 것이다.
김성만 사장은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현직임원들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함에 따라 현직 임원들은 이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노정익 전 사장 등 퇴임한 임원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본인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현대상선은 현임원들의 스톡옵션 포기가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스톡옵션은 회사 전체 지분의 0.68% 밖에 안된다. 현 임원들은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해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