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격전지 리포트] ‘서울 송파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물 ‘빅매치’….“부동산 공약 보고 뽑겠다”

입력 2018-06-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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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7일 송파구 일대 거리에서 각각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 (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서울 송파을 지역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때문에 선거유세 분위기가 다른 날보다 비교적 차분했지만, 민심은 최대 격전지인 만큼 후끈했다.

송파을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지만, 이번 선거는 인지도 측면에서 선거 판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최재성 후보가, 자유한국당에서는 MBC 간판 앵커였던 배현진 후보, 바른 미래당에서는 채널A 및 TV조선 전 앵커인 박종진 후보가 출마해 인물 '빅매치'를 예고했다.

잠실동 새마을 전통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4)은 "최재성이 3선에 문재인 사람인데 여당이 집권해야 뭐라도 되지 않겠냐"며 "배현진은 젊은 데다 '배신자' 이미지가 영 좋지 않아서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박주필(68)씨도 "그동안 보수를 지지해왔는데 야당이 하는 꼴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약도 민주당이 좀 더 사람답고, 우리 지역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옆에서 잠자코 채소를 고르던 이미혜(72)씨는 대뜸 "뉴스에서 자주 보던 아가씨가 동네를 위해 일하겠다고 나왔는데 힘을 보태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한국당이 밀린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직 모르는 거다. 여기는 원래 보수에 표를 던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진 후보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석촌동 주민 김노민(45)씨는 "박 후보를 TV에서 많이 봤는데 아무래도 정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니 더 사정을 잘 알지 않겠냐"며 "내가 볼 땐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똑같아 (박 후보를) 믿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20~30대 유권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번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의견을 던졌다. 잠실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권기혁(32)씨는 "먹고 사는 데 급급하고 직장 일도 바쁜 데다 이번 선거는 덜 시끄러운 것 같다"며 "누가 나오는지 인물은 알고 있는데 투표를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며 심드렁해 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만난 이소희(26)씨도 "민주당과 한국당 둘 다 극단적인 것 같아 관심이 가지 않는다"며 "굳이 투표한다면 공약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송파을은 특히 '부동산' 공약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꽤 있었다. 이른바 '강남 3구'로 분류돼' 부자 동네'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은 지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잠실새내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박하나(36) 씨는 "잠실 토박이로서 부동산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집 하나가 다인데 세금이 몇백만 원 된다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당과 인지도를 떠나 세금을 덜 낼 것 같은 공약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7동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양원(53)씨는 "재건축 규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재건축에 도움이 되는 야권 후보에 표를 던질 것"이라면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부동산 관련 공약과 관련해 최 후보는 1세대 1주택자의 보유 기간·소득을 고려해 종합부동산세를 공제해주는 현행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배 후보는 30년이 지난 노후 주택은 재건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동산 세금 인상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박 후보도 종합부동산세를 개정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7일 서울 잠실새내역 인근에 각 후보들의 현수막이 게시돼있다.(김하늬 기자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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