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격자, 지급여력(RBC)비율이 15%포인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0.3%포인트 오르면 중소형 손보사들의 RBC비율이 162.8%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예보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중소형 손보사들의 RBC비율은 177.8%였다. 1년 새 15%포인트가량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RBC비율이란 요구자본에서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RBC비율이 100%라는 것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때 남는 가용자본이 0원이라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앞으로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중소형 보험사 중 RBC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MG손보로 110%다. 흥국화재는 164.5%, 롯데손보는 170.1%, 한화손보는 180.7%, 메리츠화재는 189.8%, 농협손보는 190.6% 등 순이다. 이들 보험사는 앞으로 자본증권 발행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각, 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자본확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본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중소형 손보사들이 자본확충을 시도했지만, 정작 외부 변수들에 효과가 반감됐다. 지난해 한화손보는 신종자본증권과 유상증자로 약 2300억 원, 롯데손보는 후순위채 발행으로 900억 원 등 자본을 확충했다. 하지만 작년 중소형사의 RBC비율은 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예보 관계자는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본확충에도 채권 평가익 감소와 요구자본 증가 등으로 RBC비율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작년 발행한 자본증권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도 증가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예보 관계자는 “자본 여력이 취약한 중소형사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증권 발행 이자 증가 등 자본확충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벼리 기자 kimstar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