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ow much is 마포 월세?” 서울 '글로벌 부동산' 24시

입력 2018-06-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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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와 국내 부동산 시장 가교역할하는 '글로벌 부동산'...사단법인화 절실

▲31일 오전 마포구 용강동의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에서 윤선화 대표(사진 오른쪽 두번째)에게 상담을 받고 있는 Lynn Tabios(49, 좌측 첫번째)씨와 Jane Garcia(50, 좌측 두번째)씨(김정웅 기자 cogito@)

31일 오전 11시에 방문한 마포구 용강동의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에서는 Lynn Tabios(49)씨와 Jane Garcia(50)씨의 월세 계약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필리핀에서 온 두 손님은 이날 사업차 석 달 정도 서울에 머물 집을 구하기 위해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을 방문했다.

상담하는 동안 두 사람은 임대인이 원하는 외국인 임차인에 대한 당부사항과 4개 노선이 지나가는 공덕역 역세권인 해당 매물의 장점, 한국 부동산 거래자들에게서 현재까지도 흔히 통용되고 있는 ‘평’ 단위에 대한 개념, 페소단위로 환산한 월세가격에 대한 설명 등을 꼼꼼히 들었다. 마침내 Lynn과 Jane은 약 일주일에 걸친 그들의 임차 상담을 계약성사로 마칠 수 있었다.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은 서울시가 지정한 ‘글로벌 부동산’ 중 한 곳이다. 서울시가 지난 2008년부터 20개 업소를 지정하며 시작된 ‘글로벌 부동산’은 시내 외국인 거주자들의 부동산 거래 편의를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부동산 지정을 신청한 공인중개사가 시에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의 어학시험을 거쳐 60점 이상을 받으면 그 중개사의 사무소를 시가 ‘글로벌 공인중개사’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시는 올해까지 250개의 ‘글로벌 부동산’을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글로벌 부동산' 중 한 곳인 마포구의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사진 위), 시에서 '글로벌 부동산'으로 지정한 중개사무소는 인증마크를 제공한다(사진 아래)(김정웅 기자 cogito@)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사무소를 방문하는 외국인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터를 잡는데까지 필요한 도움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서울부동산 중개법인’의 윤선화 대표는 “우리가 외국에서 몇 달, 몇 년간 거주할 때 막막함을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며 “임시로 거처할 호텔이 어디가 좋은지, 구경할 만한 관광지가 어디에 있는지, 향후 거래를 마쳤을 때 외국인 학교는 어디가 평이 좋은지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맞닥뜨리는 첫 관문인 ‘글로벌 부동산’에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공인중개 수수료는 내국인에 대해 0.9%, 외국인에게는 3%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런 부대적인 서비스를 포함하면 3%의 한도가 그리 높은 수준도 아니라는 것이 윤 회장의 말이다.

외국인에 부동산 거래는 계약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요소도 내국인에 비해 훨씬 많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요금 등을 한국의 금융기관을 거쳐 납부하는게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이 이 요금을 월세에 합산해 내길 바란다던가, 내국인의 이사와 달리 외국인은 임차하는 집에 가구가 완비돼 있길 원한다던가 하는 차이 등이다. 몇 달치의 보증금을 납부하고 달마다 월세를 납부하는 한국과 달리, 1달치의 월세만을 보증금으로 내고 1년치 월세를 일시불로 납부하는 외국 월세 거래방식의 차이도 임대-임차인간에 조율해 주는 일을 중개사무소에서 담당해줘야한다.

정착에 대한 도움부터 계약 과정상의 충돌도 조율해 주는 ‘글로벌 부동산’의 서비스는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 개선만이 아니라 국내와 해외 부동산 사업의 가교 역할로도 기여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이날 계약을 마친 Lynn과 Jane도 한국인을 상대로 필리핀의 주택을 분양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이들이기도 했다. 서울 ‘글로벌 부동산’ 협회의 회장을 맡고있기도 한 윤 대표는 ‘글로벌 부동산’으로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열고있는 여러 차례의 컨퍼런스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아쉬운점은 ‘글로벌 부동산’ 협회가 단순한 중개사들의 사교모임을 넘어 본격적으로 국내외 부동산 산업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려면 법인화가 필요한데, 사단법인 출범이 아직은 속도가 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 협회는 현재도 서울시에 사단법인 설립 신청을 제출했지만, 시에서는 현존하는 공인중개사협회와의 업무 중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표는 “해외 신흥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내국인의 투자수요, 또 해외의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및 실수요 등을 활성화시키려면 그 다리 역할을 할 ‘글로벌 부동산’의 사단법인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법인 출범 시엔 현재 한국에 거주하거나 거주 예정인 외국인들의 부동산 거래 편의가 훨씬 높아지고 국민들의 전도유망한 해외 부동산 투자처 탐색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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