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 이기태 뚜레쥬르 베이커리 연구소 팀장 “제빵은 창조 과학”

입력 2018-05-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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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은 살아 있는 미생물로 창조하는 과학입니다. 제가 만든 빵도 매일 미묘하게 다른 맛이 날 정도로 제빵은 매우 섬세한 작업입니다. 기계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기태(43) 뚜레쥬르 베이커리 연구소 제품개발팀장은 “정성을 담은 빵으로 고객들에게 매일 건강한 즐거움을 주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올해 3월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식사 대용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데일리 브레드를 개발해 출시했다. 출시 이후 건강 식사빵류 매출이 매월 15% 이상 신장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통우유식빵은 출시 한 달 만에 12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소비자 호응에는 CJ푸드빌 제품개발담당자로 6년째 근무 중인 이기태 팀장의 노력이 담겨 있다. 이 팀장은 제품 기획 당시를 떠올리며 “고객들이 사랑하는 스테디셀러 ‘우유식빵’을 업그레이드 해보기로 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있을 때였다. 몇 날 며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고심하던 어느 날 새벽에 혼자 빵을 만들다가 ‘부드러운 우유식빵에 쫄깃하면서도 수분 함량이 많아 촉촉한 탕종법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전국의 수많은 매장에서 균일한 품질을 낼 수 있는 생산법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다.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 우유식빵에 적합한 공법을 찾아 개발에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뚜레쥬르 상품팀과 마케팅팀의 손길을 거쳐 제품 크기를 1인 가구 증가와 소량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일반 식빵의 절반 크기로 줄이고, 우유 함량을 기존 우유식빵보다 30.7%까지 늘려 풍부한 맛을 살린 점이 성공 요인이 됐다.

베이커리 경력 21년 차이자 제과기능장인 그는 뚜레쥬르 신BI제품 개발, 품질 개선, 기술력 강화, R&D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담당 등을 진행했다. 이 팀장은 “1997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처음으로 빵을 배웠다. 운 좋게도 뚜레쥬르 브랜드 론칭에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뚜레쥬르는 당시 공장에서 생산한 양산 완제빵이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갓 구운 빵’을 콘셉트로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했고, 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갓 구운 신선한 빵’에 대한 확신으로 구성원들에게 인지시키고 교육, 전파해 5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레쥬르가 사랑받고 있어 정말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후 호텔신라, 아티제카페, 홈플러스 베이커리 제품 개발자로 근무하기도 한 그는 다양한 경험을 살려 빠르게 변화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국내 베이커리 트렌드에 발맞춰 대량생산하는 CJ푸드빌 뚜레쥬르에 몸담게 됐다. 그는 “전국 1300여 개 매장에서 모두 좋은 품질을 내는 것에 집중한다. 매달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100개가 넘는 제품을 출시한다. 관건은 제품 하나하나가 기획 단계에서 의도한 품질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최대 키워드는 ‘건강빵’”이라면서 “뚜레쥬르는 2010년 ‘맛있고 건강한 홈메이드 베이커리’을 콘셉트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로서 선도적으로 건강빵을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건강을 중시하는 일부 고객층에 한해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지금은 고객들이 건강빵의 종류나 맛은 물론이고, 제조 공법 차이를 구분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빵 하나도 꼼꼼하게 따져 보고 구매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뚜레쥬르는 배송에 용이한 제품 모양, 균일한 품질을 낼 수 있는 반죽, 레시피 등을 끊임없이 고민해 제품을 개발한다. 이 팀장은 “전국적으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상시 교육을 진행하는가 하면 주요 신제품이 출시되면 현장에 직접 나가 제품 제조 과정을 가이드하기도 하는 등 기술 전수와 전파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빵 하나를 만들려면 최소 4~5시간 이상의 정성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빵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식으로 인식돼 있는 듯한데 그 어떤 음식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매일 먹어도 맛있고 질리지 않는 빵을 더 많이 개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뚜레쥬르 베이커리 연구소 이기태 제품개발팀장이 15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뚜레쥬르 베이커리 연구소 이기태 제품개발팀장이 15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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