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 25대 그룹 분석...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 38.19% 불과
국내 25대 그룹 상장사가 경영 현안을 의결 오너일가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3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25곳의 대주주ㆍ특수관계인 우호지분은 평균 38.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사주(4.37%)와 우리사주(0.68%)을 더하면 평균 우호지분은 43.23% 수준이다.
나머지 56.77%의 지분의 구성을 보면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가 평균 30.30%를 갖고 있고 외국인투자자(20.48%), 국민연금(5.99%)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지분 구성은 대기업집단 계열 상장사가 중요한 경영 현안을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때 국민연금의 입장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된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자사주를 제외한 총수 일가 우호 지분은 평균 34.00%이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17.74%에 불과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을 두고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대립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총수 일가의 우호지분이 34.17% 수준이다. 특히 분할합병 주주총회를 앞둔 현대모비스의 경우 우호지분이 30.17%인 것으로 집계돼 이 회사 지분 9.82%를 가진 국민연금의 찬반이 그룹 전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른 몇몇 재벌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LG그룹의 총수 일가 의결권은 36.68%, SK그룹은 26.71%에 수준에 그쳤다. 최근 총수 일가의 비위로 논란을 빚은 한진그룹 또한 우호지분이 38.29%로 경영 현안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국민연금(지분율 9.84%)의 의견이 중요한 상황이다.
반면 안정적인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는 곳도 상당수 있었다. 롯데ㆍ두산ㆍLSㆍ하림ㆍ코오롱ㆍKCCㆍ교보생명ㆍ대림ㆍ영풍그룹은 총수 우호지분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와 현대백화점그룹은 총수 우호지분이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비(非)오너 측의 지분보다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