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해스펠, 미 CIA 사상 첫 여성 국장 취임…상원 인준 통과

입력 2018-05-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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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 가담 의혹에 반성하는 모습 보여…인권단체 “미국의 흑역사”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9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미 상원의 인준을 받아 사상 첫 여성 국장이 됐다. 인권단체들은 물고문 가담 의혹을 받는 해스펠의 국장 취임을 비난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해스펠의 국장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1985년 CIA에 들어간 해스펠은 비밀 요원으로 근무하며 국가비밀공작처와 대테러센터 등을 이끌었다. 구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기 전까지는 에티오피아와 영국 등지에서 근무했고, 이후 15년간 러시아에서 비밀 요원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해스펠 내정자가 헌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왔으며 관계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준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가 과거 CIA에서 운영한 물고문 프로그램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태국의 비밀교도소 감독관을 지낼 당시 고문 행위와 관련된 비디오테이프를 파기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고문을 당한 경험이 있는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해스펠의 인준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해스펠은 비디오테이프 파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CIA는 다시는 고문 행위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에게 편지를 보내 “CIA는 가혹한 구금, 심문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스펠 국장의 인준 통과가 알려지자 인권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가 아들 조지 W.부시 행정부의 고문 행위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아서 이제 고문을 지시한 사람을 CIA 국장으로 맞이하게 됐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크리스토퍼 앤더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부총재는 성명서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고문에 적극 가담한 사람이 CIA를 이끌게 됐다”며 “미국 역사의 어두운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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