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의 '황당한 실수' 난소 혹으로 오인 멀쩡한 신장 제거... "신장 1개로도 잘 산다"며 되레 핀잔

입력 2018-05-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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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환자는 이소신장… 사과했고 보상금 지급"

(출처=가천대 길병원 공식사이트)

50대 여성이 대학병원의 실수로 신장을 떼어내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17일 가천대 길병원 등에 따르면 50대 여성 A 씨는 올 3월 인천 한 개인병원에서 난소에 혹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고 길병원 산부인과에서 2차 진료를 받았다.

길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초음파 검사 결과 A 씨 왼쪽 난소 쪽에 9cm 크기의 양성 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 A 씨 보호자 동의를 얻어 복강경 수술을 통해 난소의 혹을 제거하기로 했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부위만 절개해 소형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투입해 시행하는 외과수술 방식이다. 복강경 수술 도중 초음파상으로 확인된 왼쪽 난소가 아닌 대장 인근 후복막 부근에서 악성 종양 같은 덩어리가 보였고, 의료진은 수술실을 나와 A 씨 보호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후 개복수술을 통해 해당 덩어리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수술이 모두 끝나고 보니 떼 낸 덩어리는 악성 종양도 혹도 아닌 A 씨의 신장이었다.

A 씨 남편은 해당 사실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렸다. 그는 "조직 검사 결과 잘못 떼 낸 신장은 성인의 정상크기 신장과 같았고 제 기능을 하는 신장이었다"며 "의료진은 '건강한 신장 1개로도 잘 사는 사람 많다',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로 인한 보상기준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병원 측은 복강경 수술을 시도하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신장을 잘못 제거한 부분은 시인했다. 길병원 측은 "A 씨는 원래 위치가 아닌 다른 부위에 신장이 자리 잡은 '이소신장' 형태"라며 "사전 검사 과정에서 이를 알려줬으면 수술 때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환자에게 사과했고 병원비를 포함한 보상금도 곧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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