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선거 영향 등 논의 예정…비공개 회동에 반발 거세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다음 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고 유럽의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로 인한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이후 각국의 규제 강화 분위기를 잠재우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날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성명에서 “저커버그가 유럽의회 의원들과 만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사용자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방식과 유럽 선거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타이아니 의장은 “우리 시민은 충분하고 상세한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면서 “인터넷 대기업은 그들의 콘텐츠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청문회가 비공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의회에서는 공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일부 유럽 의원들은 비공개 결정을 비판했다. 필립 램버트 의원과 스카 켈러 의원은 “CA 스캔들로 인한 깊은 불신을 고려하면 이 회의는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면서 “미 의회와 유럽의회의 기준이 달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증언이 비공개로 이뤄지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개 청문회가 돼야 한다. 왜 페이스북 라이브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저커버그는 23일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IT기업 대표 초청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을 찾는다. 이를 활용해 EU 지도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대화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긴다”면서 “의견을 경청하고 우리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취하는 조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달 저커버그가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자 유럽에서도 증언할 것을 촉구했다.
EU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가짜뉴스 확산 방지에 고심하고 있다. 타이아니 의장은 성명에서 이번 논의는 선거에 대한 페이스북의 잠재적 영향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가짜뉴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EU는 25일부터 이전보다 강화된 새로운 개인정보보호법을 발효한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를 도운 CA에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기를 겪었다. 유출 대상에는 EU 이용자도 270만 명 이상 포함돼 유럽의회에서 저커버그가 출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이아니 의장은 지난달 저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 직접 출석을 요구했다. 영국 의회도 저커버그의 출석을 요청했으나 페이스북 대변인은 그가 영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