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다시 살얼음판 걷는 남북관계

입력 2018-05-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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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정대로 북미회담 진행”…회담 앞두고 기싸움 분석

한미연합 ‘맥스선더’ 훈련 비난하며 오늘 새벽 일방 통보

청와대 “진의 파악 중…핵실험장 폐기 일정 변동 없을 것”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 실시를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돌연 취소 및 무기한 연기를 통보했다. 남북고위급회담이 예정됐다 취소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북한이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예정된 남북고위급 회담을 전격 무기한 연기해 남북관계가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사태 파악에 나서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북측은 오늘 0시 30분께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 측의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 왔다”며 “이에 따라 오늘 예정된 회담은 개최되지 않으며 정부 입장은 유관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이산가족상봉, 남북 철도 연결, 남북 산림 협력 등 경제협력 관련 의제를 다룰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새벽에 상황이 발생해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부·외교부·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논의했다”며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단 정확한 뜻과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백악관도 세라 허버키 샌더스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우리는 (회담 중지와 관련한) 한국 언론 보도를 알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밝힌 내용에 대해 별도로 살펴보겠다”고 밝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을 소집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특히 백악관은 북한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북미 정상회담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북미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며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 훈련을 계속 수행하지 말라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재 명목상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시 숨 고르기 양상에 들어간 후 남북 고위급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미국이 북미 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관련해 핵무기 해외 반출 검증이나 대량살상무기 포기까지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일각에선 풀이한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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