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그, 베네수엘라에서 철수…“경제난에 공장 설비 부족·과다한 규제 겹쳐”

입력 2018-05-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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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얼

▲베네수엘라 중부 마라카이시에 있는 켈로그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15일(현지시간) 공장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다. 마라카이/AP연합뉴스
미국 식품업체 켈로그가 베네수엘라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이 사업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15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켈로그는 이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우리 기업은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켈로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직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현재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제품 물량 부족과 통화 가치 하락, 공장 설비 부족, 과다한 규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니콜라스 마두로 행정부는 초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의 가격 인상을 막고 있다.

켈로그의 철수로 베네수엘라에서 식량 부족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켈로그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얼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다고 CNBC는 진단했다.

다국적 기업은 수년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지난 5년간 베네수엘라 경제 규모는 40% 줄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 하베스트, 제너럴밀스 등은 생산시설을 폐쇄하거나 자산을 헐값에 팔아넘겼다. 지난 2014년 마두로 행정부는 미국 청소 용품 제조사인 크로록스의 공장 두 개를 인수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1만800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10만%를 웃돌 것을 관측했다. 여기에 수 백 만명의 국민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마두로 대통령은 오는 20일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후보 중 선두를 기록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북부 카라보보주 중부 지역 유세에서 “켈로그의 결정은 헌법에 위배 되는 불법”이라며 “나는 켈로그에 생산을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켈로그는 이제 노동자들의 손에 넘어갔다”며 “노동 계급이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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