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서서히 매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일 미 증시가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침체 가능성 언급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오늘 국내증시는 이와 상관없이 시원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이 장 막판 매도세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가 지속됐다.

시장분위기가 상당히 호전된 느낌이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에 대한 매수세도 유입됐고, 환율 영향을 받은 업종들도 오름세가 부각됐다.

이런 분위기라면 1800선은 물론 1900선까지도 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이런 급반전된 시장의 흐름을 경계하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현 상황에서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시장분위기가 좋아졌음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지난달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실물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유동성은 상당히 풍부해진 상태다.

당분간 국내증시는 이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더 올라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신용위기의 악재는 이미 절정을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최근 글로벌 신용위기에 대한 해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 동안 금융시장에서 극단적으로 높아졌던 리스크 회피 성향이 누그러지면서 시장에서 다시 자금이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아직까지 신용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맞겠지만, 일단 금융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했다면 그동안 주식시장에 악재로서 작용했던 신용위기는 절정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세는 소비를 위축시킬 전망이며,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당분간 국내경제에서도 소비심리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그는 "국내증시는 1800선 초반이 반등국면에서 주된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추격매수의 메리트는 크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외국인 매수에 따른 수급개선과 투자심리의 개선을 바탕으로 시장이 추가상승을 보일 경우 분할매도 관점에서의 차익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국증권 임정현 연구원 역시 "이번 상승랠리를 '상승국면 전환의 초기국면'으로 보는 시각은 아직 위험해 보인다"며 "조만간 제한적 후퇴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당장은 반등무드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눌림목에서의 저가매수 참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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