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완화, 은행 민영화 기여하지만 주주가치 제고는 '글쎄'

입력 2008-04-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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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방안과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 해소 기대감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은행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은행업종은 8.60% 뛰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종가 기준 국민은행 11.07%, 기업은행 9.57%, 부산은행 7.54%, 전북은행 5.30%, 대구은행 4.20%, 외환은행 3.70%, 제주은행 1.27% 등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기정 사실화 된 금산분리 완화로 은행주의 매수 기반을 늘려 민영화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당장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기대감만으로 은행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정부의 구상대로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모두 다 참여할 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기존의 보유 지분을 줄일 가능성도 있고, PEF(사모펀드)의 지분참여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이는 장기적인 전략적 투자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제3의 내외국인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길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따라 국민연금과 PEF의 은행 소유 허용이 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는데 있어 도움은 되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또한 국민연금과 PEF가 정부지분을 높은 가격에 인수해줄 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아울러 정부 산하의 국민연금이 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해서 당장 은행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원은 재경부와 금융위원회간 의견을 달리하는 '메가뱅크안(산업은행, 우리금융, 기업은행간 통합)'은 대외적인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꼭 정부소유 은행간 통합으로 대형화를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메가뱅크안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영화와, 민간주도의 시장 활성화를 추구하겠다는 정부의 철학과 이해가 상충된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정부소유 은행간 통합이 타 민영은행들의 자발적 대형화를 유도할 수도 있고, 주가 측면에서는 정부소유 은행보다 여타 은행의 주가에 더 긍정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경쟁은행이 정부소유 은행인 산업구조하에서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재편되기 어렵고, 이들 정부소유 은행은 민영은행에 비해 수익성이 뒤쳐져,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성장을 주도하거나 위험자산의 비중을 무리하게 확대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수 있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자본의 효율적 관리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그 해법으로 "은행 민영화 과정에 타 민영은행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민영화는 훨씬 수월해지고, 정부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한 높은 가격에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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