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 독립성 유지해야…행정 마무리수단 아냐”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취임식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사실상 금융위원회의 하급기관 수준에 머물며 그간 독립적이지 못한 감독업무를 펼쳤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특히 그간 금융감독원이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수많은 외부의 요구로 인한 과제가 얹혀지고 내부적으로는 정체성 혼란이 더해지면서 금융감독의 지향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금감원이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해 경고하지 못하는 사이에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며 “잘못된 영업관행과 불공정한 거래를 관리하지 못해 저축은행·동양그룹 사태 등 금융소비자 피해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반대로 과도한 금융감독 집행으로 금융시장의 창의적인 발전을 저해한 점도 언급했다.

이는 윤 원장이 지난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며 권고안을 통해 밝힌 사안이기도 하다. 당시 윤 원장은 인터넷 은행 인가와 관련한 논란을 다루며 금융산업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이 혼재된 현재 당국체계에서 감독업무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취임사에서도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금감원 임직원이 금융감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당당한 목소리로 금융시장과 소통하고 안으로는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전념하는 직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