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신 상태로 1/3 운항... 1월엔 연료공급장치 이상 발생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사고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안전성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1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7일 18시 30분 광주공항을 출발, 19시 15분 제주공항에 도착예정이던 아시아나 OZ8147편 비행기가 이륙 22분이 지난 18시 52분경 항공교통센터와 교신이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신두절 상태가 10분이나 지속돼 실제 항공운항시간 30분 가량을 감안하면 운항시간의 3분의 1가량을 무교신 상태에서 운항한 셈이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B576 항로상 IPDAS지점 북서쪽 10마일 지점으로, 제주도 북쪽 해상 약 115㎞ 지점이다.
이에 따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를 준(準)사고로 분류하고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현재 조종사 운항 미숙과 정비불량, 장비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서는 통신장비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통상 사고조사에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여름이 지나야 조사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항공정비 관계자들은 정비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항공정비 관계자는 "통상 항공기에는 교신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기장석과 부기장석에 각각 1개씩 총 2개(최신기종에는 3개까지 설치되고 있음)설치돼 있다"며 "하지만 두 개 모두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이번 상황과 연관 있는 B737-400기종의 경우 제작된 지 10년 가까이 흐른 기종으로, 그동안 꾸준히 정비가 이뤄졌다면 이런 사고는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관련, "항공기에는 충돌방지시스템과 레이더가 장착돼 주변 항공기 위치와 고도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또한 지상충돌방지장치도 있어서 10분간 교신 두절이 그리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현재 조사위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사고의 원인을 찾고 있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는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인천발 시카고행 B747-400 항공기에서도 연료공급장치에 이상이 생겨, 조사위에서 준사고로 분류하고 조사중에 있다.
당시 아시아나 조종사는 이륙 후 한 시간 가량 지나 꼬리날개 연료탱크(stabilizer tank)에서 중앙탱크(center tank)로 연료를 공급하는 장치에 문제가 발생, 항로 인근에 있는 앵커리지 공항에 불시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연료공급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가 회항하지 않고 6시간 30분이나 비행을 강행해 앵커리지 공항에 착륙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시아나는 "연료 계통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있지만, 엔진에 연료 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조종사가 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비행을 하다 앵커리지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는 이어 "곧바로 회항했다면 탑재 중인 항공유 80톤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운항의 경우 조그만 실수 하나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며 "완벽에 가까운 정비와 조종사의 숙련된 조종 능력이 사소한 사고라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