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ㆍ바른미래ㆍ정의당 의원 3인 주최 토론회서 지적
박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이날 개최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문재인정부 재벌정책 1년 무엇이 달라졌나?’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경실련 전문가 80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경실련 전문가 80인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을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때 ‘역대 정부보다 개혁성은 있지만,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절반 이상(53.7%)이 답했다. ‘역대 정부보다 개혁성과 정책이 월등하게 앞선다’는 응답은 36.3%에 그쳤다.
아울러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 추진에서 가장 필요한 점은 52.5%가 ‘구체적 계획 및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의 확보’를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정책 실행 의지(20%), 정책 추진을 위한 적합한 인사배치(15%) 등이었다.
경실련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중점을 둬야 할 정책 방향으로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개혁’(42.5%)을 강조했다.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추진(27.5%)과 재벌에 대한 행위 규제(13.8%)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그 외 징벌배상과 디스커버리 제도(수사서류 등의 증거개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2018년에 보다 구체적인 재벌개혁방안이 발표되고 있으나 여전히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라며 “최근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평가는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을 통해 개혁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일정도 제시해야 한다”고 해결방법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명수 명지대 법과대학 교수는 “독점규제법 외에도 갑을관계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등 다양한 입법이 이뤄지고,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 ”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을의 지위에 있는 사업자에게 집단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소액구조, 이사회, 기관 투자자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며 “공정거래법을 개선해 편법적 지배력 확대 차단하고, 기업집단 현황공시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최 의원은 “최근 현대차를 비롯한 15개 대기업집단이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부응해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자율적으로 발표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통해 재벌 대기업의 불공정행위가 근절된다면 현재 구조적인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