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람들이 실제 데이트하는 방식 반영할 것”…페북 친구들 볼 수 없게 데이트 전용 프로필 작성 가능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온라인 데이팅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데이팅 앱 업체 매치, 틴더 등은 주가가 폭락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회의(F8)에서 기조연설을 하던 중 올 하반기에 데이팅 기능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선보일 데이팅 기능은 단기적인 쾌락을 위한 도구가 아닌 장기적이고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팅 기능은 이벤트나 그룹 페이지와 연동해 자신과 같은 관심사를 보이는 사용자에게 데이트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크리스 콕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람들이 실제로 데이트하는 방식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데이팅 기능을 개인정보 제공자가 사전에 동의해야 하는 ‘옵트인’ 방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옵트인은 당사자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동의를 먼저 받은 뒤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데이트 전용 프로필을 별도로 만들고 친구들이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또 나체 사진처럼 선정적인 콘텐츠를 공유할 수 없도록 이미지 공유는 불가능하며 오직 텍스트만 주고받게 했다. 저커버그 CEO는 “서비스 출시를 구상한 초기부터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 따르면 미국에서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올해 2570만 명을 기록할 전망이고 2022년까지 361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에는 현재 200만 명의 사용자가 상태 표시를 ‘싱글’로 해 두었다.
페이스북의 진출 선언에 온라인 데이팅 업체 매치의 주가는 이날 22% 폭락했다. 모회사인 IAC는 18% 떨어졌다. IAC는 매치의 지분을 80% 소유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브렌드 틸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선보일 데이트 기능은 무료일 가능성이 크다”며 “매치나 틴더처럼 비용이 발생하는 앱들은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데이팅 앱 시장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경쟁 업체들이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치의 맨디 긴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온라인 데이트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식에 “기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긴스버그 CEO는 “우리는 이 영역에서 제공되는 개인적이고 민감한 데이터의 양이 많다는 것을 보고 종종 놀란다”며 “다만 이와 관계없이 우리는 제품 혁신과 성공적인 관계 맺음에 집중해 사용자들을 계속 즐겁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페이스북은 사용자 보호를 위해 이용자가 스스로 웹 검색 기록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은 사용자가 자신의 검색 기록을 서버에서 영구적으로 삭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페이스북도 뒤늦게 동참한다는 것이다. 이는 창사 이래 최악의 개인정보 스캔들을 겪은 페이스북이 최근 내린 조치 중 가장 파격적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