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내 필리핀 근로자 학대·살인 등이 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필리핀 다바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다바오/AP연합뉴스
필리핀은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자국 근로자들이 보내는 송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6만2000명의 필리핀 근로자가 쿠웨이트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는 현지 근로자 수의 60%에 달한다.
두테르테의 금지령은 1억300만 인구의 필리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국심에 호소하고 싶다. 해외 근로자들에게 집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며 “비록 우리가 가난하지만 살아갈 수 있다. 필리핀 경제는 좋아지고 있고 이 곳에서도 노동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지난 2월 쿠웨이트 현지에서 자국 가정부가 살해된 채 발견되자 임시적으로 노동력 송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당시 레바논 고용주가 가정부를 살해하고 한 달 동안 시신을 냉동고에 방치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밖에도 쿠웨이트와 기타 중동 국가에서 필리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실종과 성적 학대, 자살 등이 일어났다고 CNBC는 덧붙였다.
필리핀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쿠웨이트에서 196명의 자국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그 중 80%는 신체적 학대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쿠웨이트 주재 필리핀 대사관은 6000건의 신체적 학대와 성희롱, 강간 사례를 접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