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는 주사 치료ㆍ먹는 항암제...기존 방식 뒤엎는 역발상 치료제 ‘각광’

입력 2018-05-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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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

◇ “1회 주사만으로도 3년까지 무릎 관절 기능 개선 및 통증 감소 효과” = 관절 질환 치료 시 지금껏 보편적으로 시도돼 온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운동치료, 수술 등이 있다. 초기에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운동 치료를 시행하지만, 질환이 심화하고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는 피부 절개로 인한 통증, 출혈 등 부담이 클 뿐 아니라 회복 시간 자체가 길어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까지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수술적 치료를 대체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 옵션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중등도 이상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선택지가 없지만, 인공관절 수명은 15년 정도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수술이 필요하다. 연령이 낮거나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큰 경우 최대한 수술 시기를 늦추거나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절개 없이 간단한 주사 시술만으로 중등도 이상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의 관절 통증을 완화시키고 기능을 개선시켜 주는 치료제가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출시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는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관절 내 환경을 개선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무릎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1회 투여만으로도 3년까지 치료 효과가 지속되며, 시술 후 2시간가량 회복 시간을 거치면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최근 2018 국제골관절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최신 한국 3상 임상 결과에 따르면, 인보사는 무릎 골관절염의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보사 투약군은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기능성 및 활동성 평가(IKDC) △통증지수평가(VAS) △골관절염 증상 평가(WOMAC)에서 위약군 대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바이오마커 분석에서도 골관절염 진행 감소 효과가 확인됐으며 관절강 간격 측정에서 관절의 구조적 악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인보사 투여 후 3년 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단 1명으로 위약군 6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주사용 항암제 → 먹는 항암제로 개발 ‘활발’ = 지속적으로 약을 투여해야 하는 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사로 맞았던 항암 약물을 입으로 먹을 수 있도록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주사용 항암제를 먹는 항암제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와 이 기술을 적용한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 개발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기술은 2011년 미국 바이오제약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아테넥스에 이전됐다. 아테넥스는 현재 오락솔에 대해 임상 3상의 2차 중간평가를 위한 환자 등록을 마치고 올해 3분기까지 평가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오락솔은 지난해 12월 영국 보건당국(MHRA)으로부터 유망 혁신 치료제(PIM)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화제약은 경구 흡수율이 매우 낮은 항암제 파크리탁셀을 자체 제형 플랫폼기술(DH-라세드)을 활용해 경구용으로 바꾼 개량신약 ‘리포락셀액’을 개발해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대화제약 측은 “전 세계적으로 30년 이상 사용되어 온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주사제 탁솔의 주성분인 파클리탁셀이 난용성이며 생체 흡수율이 낮아 주사제로만 투여가 가능하고, 부형제에 의한 독성이 심해 치료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점에 착안해 경구용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엔 중국의 RMX 바이오파마와 임상 개발, 판매 로열티 등 조건부 수익 방식으로 2500만 달러(약 267억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종근당도 고형암 경구용 표적항암제 ‘CKD-516’에 대한 병용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암세포를 죽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의 항암제보다 직접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으며 종양세포에 대한 약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혈관을 파괴하는 원리의 경구용 항암제로 개발 중인 신약은 CKD-516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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