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첫 CIA 국장 출신 국무장관 취임…북미정상회담 탄력 받나

입력 2018-04-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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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 강경노선 강화…폼페이오 “전쟁보다는 냉철한 외교정책 펼칠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초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백악관이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UPI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6일(현지시간) 상원의 인준을 통과해 국무장관에 취임했다. ‘매파’로 알려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백악관에 정식 입성하면서 미국의 러시아, 북한, 이란 외교정책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준비를 주도하고 있어 북미정상회담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성향을 분석해 미국 외교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보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내륙지역을 대표하는 보수파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CIA 국장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적은 있었지만, CIA 국장 출신 국무장관은 폼페이오가 처음이다. 이란 핵협정, 북핵·시리아 전쟁에 접근하는 방식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보다 더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쿤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상원의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본능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만다 슬로트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실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등장은 미국 행정부 내 매파의 지위가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매파로 자신의 주위를 채우고 있다”며 “앞으로 더 자주 독단적인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CIA 국장과 국무장관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라며 “그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취임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와의 신냉전, 이란핵협정, 그리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미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며 가능하면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소프트 정책으로 인해 러시아가 공격적인 행동을 지속해왔다”며 “이제 소프트 정책은 끝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와의 협력은 어려워도 반드시 지속해야 한다”며 러시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할 생각이 없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논의를 할 정도로 북한 비핵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가 있는 회의였다”며 “1시간 이상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핵 폐기를 선언하지 않으면 경제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만큼, 이번 비밀 회동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온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란 핵협정 파기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체결된 이란 핵 협정을 두고 “끔찍한, 미친 합의”라고 표현해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유엔 안전보장이사국과 이란 핵 협정을 다시 논의하길 바란다”고 밝혀 이란핵협정이 국제사회의 큰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폼페이오는 언론에서 자신을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매파’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전쟁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군인들”이라며 “전쟁은 언제나 마지막 수단이고, 청년들을 전쟁터에 보내는 대신 냉철한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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