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내부적으로 새로운 브랜드 준비작업에 착수하자, 매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NG생명은 2013년 12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네덜란드 ING그룹과 5년간 상표권 계약을 체결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오는 12월 상표권 계약 만료를 앞두고 비용 산정을 포함해 새로운 브랜드 및 CI 변경에 대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2013년 MBK파트너스가 ING생명를 인수할 당시 브랜드 계약을 올해 12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가 지나면 ‘ING’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ING생명의 이 같은 움직임에 사실상 연내 매각이 불투명해졌다는 반응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지주사 등이 잠재적 매수자로 떠오르면서 ING생명에 대한 인수전이 불거졌다.
그러나 매각가가 최대 3조 원 후반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심을 보이던 금융사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상표권 계약 기간 만료와 함께 불거진 '인수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브랜드 계약 만료 전에 ING생명이 금융지주에 매각된다면 새로운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ING생명이 새로운 상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ING생명과 MBK파트너스가 연내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ING생명 측은 계약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준비 과정일 뿐 별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ING생명 관계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황에서 인수될 것을 고려해 새 상표권 작업을 안 할 순 없지 않냐”며 “계약 종료 전에 인수될 수도, 몇 년 뒤에 될 수도, 아예 안 될 수도 있는데 그때 상황 맞춰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ING생명 매각 작업이 표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ING생명의 높아진 가치와 주가 변동폭도 난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ING생명의 매각가를 2조5000억 원 정도로 추산한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을 1조80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ING생명의 현재 주가는 4만2350원으로, 올 초 5만2100원에서 19%가량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