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선정한 은평뉴타운은 분양이 시작된 이후 판교신도시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당초 응암동은 교통여건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아 은평구 재개발지역 중에서도 수색 증산 등과 달리 각광을 받지 못했던 곳. 하지만 뉴타운으로 불려도 어색함이 없을 만한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인데다 그만큼 지분가격이 낮아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은평뉴타운보다 더 나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된 교통문제도 도로를 제외하면 오히려 지하철 등에서도 타지역을 압도하고 있어 이 같은 문제점도 불식시키고 있다.
◆정비사업지 12곳 8천여 세대 대단지로 탈바꿈
응암동 재개발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크나큰 단지란 점이다. 현재 응암동에는 47만 8000㎡ 규모의 정비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응암동 전체 면적의 약 20% 정도로 웬만한 뉴타운과 맞먹는 규모다. 이곳은 총 12개 정비구역(재개발 8개 재건축 4개)으로 2015년까지 12개 단지 8000가구 이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응암동 재개발 구역은 대부분 빨간 벽돌의 20년이 훌쩍 넘은 노후주택들로 구성돼 있고 재개발을 염두한 신축건물들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구역 초입인 대로변에는 가구공장 부동산중개업소 학원 오피스텔 등이 있고 이면도로에는 분식집 식당 슈퍼 등이 위치해 있다. 또 구역 안쪽으로는 대부분 다세대 연립들이 위치해 있고 단독주택은 10집 건너 한집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응암동은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소음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백련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지역 내 경사가 심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응암동은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주변 개발호재가 풍부해 투자전망이 밝다는 평을 받는다. 이곳은 지하철 3호선 녹번역 6호선 응암역과 새절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트리플 역세권 지역으로 응암로 내부순환로를 이용해 신촌ㆍ종로 등 서울 도심권까지 20분이면 진입이 가능하다. 상암DMC 은평 수색·증산 뉴타운 개발 등 주변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또 은평 불광 수색 등 주변 재개발 지역보다 저렴한 지분가격도 응암동 인기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응암동 고구마 공인 조영대 대표는 “뉴타운 지역인 수색동이나 불광동 재개발 지역보다 응암동 대지지분 33㎡ 안팎이 3.3㎡당 1000만~1500만원 가량 저렴해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응암동J공인 관계자는 "응암동 재개발이 가시화된 2003년 이후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내집마련을 준비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들어수색·증산 가좌뉴타운 등 다른 재개발 지역에서 투자재미를 본 수요자들이 응암동으로 많이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응암10ㆍ11구역 주목할 만
응암동 정비구역 중 사업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7~9구역이다. 이 구역들은 지난해 11월 말에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져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며 올 상반기부터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1~2 11구역은 현재 구역지정을 신청한 상태로 신축건물이 많아 노후도가 낮다. 3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고 10구역은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7~9구역을 제외하고 응암동 재개발 구역 중에서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응암10구역이다. 10구역은 5만 6000㎡ 규모로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올 상반기 중으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10구역은 대부분 평지로 이뤄진데다 일반분양도 많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이다. 이 구역은 동부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46㎡ (150가구) 79㎡(220가구) 109㎡(331가구) 142㎡(144가구) 등 총 113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원은 700명 정도로 일반분양(임대제외)이 300가구 가량 나올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예측하고 있다.
10구역과 마주한 11구역은 현재 구역지정을 신청한 상태로 3만 4485㎡ 규모의 완경사지로 이뤄져 있다. 시공사로 동부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총 690여 가구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예측하고 있다. 최근 11구역은 10구역과 함께 개발될 거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어 개발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다.
10·11구역의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값도 크게 상승했다. 10구역은 연립주택 20㎡이하가 3.3㎡당 2300만원 선 33㎡ 안팎은 2000만원 선 49㎡이상은 1500만~1700만원 선 단독주택 99㎡는 1000만~1100만원 선이다. 이는 올해 들어 3.3㎡당 200만~300만원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11구역은 10구역보다 사업성이 떨어져 3.3㎡당 10~20% 가량 낮은 편이다.
응암동 열매공인 김미순 실장은 "일반분양이 많은 10구역의 경우 7~9구역보다 사업성이 좋아 조합원들 부담이 더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며 "10구역은 지난해 조합설립인가 전에 비해 거래가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10·11구역의 분양가도 초유의 관심사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7구역 109㎡의 조합원 분양가는 3억 8000만 선 일반분양가는 5억 원 선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10ㆍ11구역의 경우 7구역 보다 조금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응암동 D공인 관계자는 "현재 응암동 33㎡ 안팎에 지분가격이 주변 불광이나 수색동에 비해 3.3㎡당 1000만~1500만원 정도 저렴해 앞으로 최소 1000만원 가량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조합원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현 시세보다 30% 이상 비싼 지분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