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조업 재고 많아져…경기 악화할수도"

(자료제공=한국은행)

지난해 말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고 증가율이 높아 앞으로 제조업 경기가 다시 악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 2월 제조업 생산 지수는 각각 102.4, 103.8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엔 101.2로 내림세를 보인 바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재고순환지표는 악화했다. 작년 4분기(10~12월) 마이너스(-)9.3%포인트였던 것이 올해 1~2월 -11.2%포인트로 낮아졌다. 재고순환지표란 출하증가율에서 재고증가율을 뺀 값이다. 높을수록 제조업 경기 전망이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보면 IT부문과 비IT부문에서 모두 재고가 증가했는데 증가폭은 IT부문이 더 컸다. IT부문의 경우 작년 4분기 18.1%였던 재고 증가율이 올 1~2월에는 19.3%로 1%포인트가량 올랐다. 이에 비해 비IT부문의 경우 같은 기간 7.1%에서 6.1%로 증가율이 감소했다.

IT부문에서는 반도체가 재고율 증가를 주도했다. 다만 수요가 지속되는 등 업황이 양호한 것을 고려하면 재고 증가는 의도된 것을 보인다고 한은측은 분석했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재고물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재고율의 장기 추세와 가동률 등을 감안하면 현재 재고는 양호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뚜렷한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기 전까지는 현재 재고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비IT부문에서의 재고 증가는 업황 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비IT부문 중에서도 자동차업계에서 재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산차의 경쟁력 약화, 사드 영향 등에 따른 업황 부진이 그 원인이라고 한은은 짚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영업이익이 부진한 데 더해 일부 기업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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