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시에서도 '그린인프라' 따라 여름 일수 최대 57일 차이

입력 2018-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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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도시에서도 그린인프라의 면적 크기에 따라 여름 일수가 최대 57일이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는 생태계 기능회복을 목표로 만들어진 자연적인 공간 혹은 자연에 가까운 공간들의 기반 시설로 공원, 수역, 산림 등을 말한다. 반대로 '그레이인프라(Grey infrastructure)'는 도로, 철도, 상업지구 등을 뜻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수원시 소재 11개 지역에서 측정된 기상자료를 토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시작일과 기간을 분석하고 각 측정지역 반경 500m의 그린인프라와 그레이인프라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대상 11개 지역은 수원시청(인계동), 효원공원(인계동), 상광교동(백운산 인접), 칠보산(호매실동), 농경지(입북동), 원천동, 영통2동(주민센터), 팔달산(우만1동), 장안구청(조원동), 광교호수공원(하동), 수원기상청(서둔동)이다.

조사 결과 그린인프라 비율이 높은 곳과 그레이인프라 비율이 높은 곳의 여름 길이는 평균 30.5일의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계절이 구분되는 시점을 하루 최고기온, 평균기온, 최저기온을 모두 합한 기온 숫자에 7일간 이동평균한 값이 특정임계치(15도, 60도)를 넘은 처음 혹은 마지막 날로 산정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수원시 11개 지역의 계절별 평균 길이는 봄 72일, 여름 134일, 가을 52일, 겨울 107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 지역의 그린인프라와 그레이인프라 비율에 따라 계절의 길이가 다른 것이 확인됐다.

그레이인프라 비율이 92.7%로 가장 높은 수원시청은 봄 62일, 여름 157일, 가을 48일, 겨울 98일이었다. 그린인프라 비율이 93%로 가장 높은 상광교동(백운산 인접)은 봄 93일, 여름 100일, 가을 62일, 겨울 110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의 여름 길이 차이는 57일로 조사 대상 지역 중 가장 격차가 컸다.

측정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m의 토지이용과 기상자료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그레이인프라 면적은 여름기간, 여름평균온도, 열대야일수, 연평균기온 증가와 관계가 높았다. 반대로 그린인프라 면적은 봄과 가을길이 증가와 관계가 높았다.

매우 인접한 도심 지역에서도 그린인프라 비율에 따라 계절 길이에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인계동에 있는 수원시청과 효원공원은 직선거리 약 820m로 매우 인접해 있으며 그린인프라 면적 비율은 각각 7.3%와 15.2%로 수원시 내의 다른 지점에 비해 차이가 적었다. 그러나 두 지점의 여름길이는 각각 157일과 138일로 19일의 차이를 보였다.

그린인프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광교동(93%), 칠보산(68.5%), 농경지(85.8%)는 평균 20일 이상 여름길이가 짧았고, 그린인프라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원천동(21.9%), 수원시청(7.3%), 영통2동(5.0%)은 20일 이상 길었다.

이종천 국립환경과학원 자연환경연구과장은 "그린인프라는 시민의 삶의 질, 대기오염 정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환경보전계획 수립 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그린인프라 활용비율을 높여 도시의 열쾌적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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