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태평양에 군사기지 건설 추진…지역 긴장 고조

입력 2018-04-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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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부티에 이어 두번째 해외 군사기지 건설…후보지는 호주와 2000km 떨어진 바누아투

▲중국 군인들이 작년 11월 1일(현지시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앞에서 열병식을 하고 있다. 베이징/UPI연합뉴스
중국이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에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해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중국이 바누아투에 군사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누아투 정부는 중국의 군사기지 건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이 항구적인 군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누아투는 호주에서 2000km가량 떨어져 있어 태평양 지역의 오랜 전략적 균형을 뒤집고 중국과 미국의 충돌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기지가 건설된다면 중국은 태평양 지역에 처음으로 해외 군사기지를 두는 것이며, 작년 7월 개설한 아프리카 지부티의 군사기지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남중국해의 바다 암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해 호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바누아투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 계획을 지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은 인프라 구축과 차관 제공을 통해 태평양 섬 국가들에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특히 중국은 인구 약 27만 명의 바누아투에 수억 달러의 개발 자금을 퍼부었고, 지난주에는 총리실 건물을 비롯해 컨벤션 센터와 국회의사당을 새로 지어주기로 하는 등 우호 관계를 구축했다. 바누아투의 대외채무 4억4500만 달러(약 4745억9250만 원) 중 절반 가까이는 중국이 빌려준 것이다.

중국과 바누아투 정부는 중국 군함의 바누아투 항구 이용에 관한 협정에도 합의했다. 협정에 따라 중국 군함은 바누아투에 정기적으로 정박해 연료와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 합의가 중국 정부의 군사 기지 건설 야욕의 시작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원하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바누아투 북쪽 섬 에스피리투산토에 새로운 부두를 짓는 것이다. 로이 연구소의 조나단 프라이크 태평양 전문가는 “유람선 정박을 위한 부두라고 했지만, 군함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라며 “호주 정부가 안보적, 외교적으로 걱정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시드니대 미국학연구소의 찰스 에델 선임연구원은 “만약 중국의 군사기지가 여러 곳에 건설된다면 미국이 이 지역에 접근하는 것은 도전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중국이 어업과 무역 목적으로 바누아투에 접근하고 있지만, 이는 곧 호주에게 큰 위협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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