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세와 증시] ‘깡통펀드’ 신세 못 벗어나는 ‘통일펀드’

입력 2018-04-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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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에도 펀드 수혜 효과 제한적

2014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통일펀드’가 깡통펀드 신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펀드 수익률로 연결될지는 의문이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 국내 통일주 테마펀드 중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는 4개에 불과했다. 동일 유형에서 개별 클래스 기준 가장 덩치가 큰 펀드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C4’로 설정액 12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규모가 1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소형 펀드가 대부분이다.

최대 걸림돌은 부진한 수익률이다. 이날 현재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C4’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6%에 불과하다. 전체 자금의 99%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설계상, 연초 증시가 큰 출렁임을 보인 것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펀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4개 펀드 중 기간 성과가 가장 좋은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C-I’도 연초 이후 -0.15%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설정액이 50억 원에도 못 미치는 소규모 펀드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령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는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소규모 펀드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금융감독원 절차에 따라 고객들에게 안내 공시를 내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청산과 관련한 구체적 방법은 정해진 바 없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달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통일펀드 수혜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장에서 통일 효과에 대한 언급이 늘었지만, 펀드 수익률과는 큰 관련성이 없는 듯하다”면서 “섣불리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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