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게임관련 학과 “WHO 게임질병코드 등재 반대” 한 목소리

입력 2018-04-0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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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학회, “등재 반대 대응 TF 구성해 WHO에 성명서 전달 예정...국내선 부처간 갈등 해결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11) 게임장애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교게임관련 학과들이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한국게임학회와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는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삼분원에서 협의회 발족식을 열고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고 6일 밝혔다.

발족식에 참석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해 등재하겠다는 시도에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관련 학과가 뭉쳐 연구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한 게임관련학과 협의회는 게임교육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국 교육기관이 모인 곳이다. 여기에 참여한 학과는 전국 대학교 총 40여 개 학과이며 초대 협의회장에는 한동숭 전주대학교 교수가 선임됐다.

성명서에 따르면 학과와 협의회는 “게임 활동에 부정적 인식을 주는 용어인 ‘위험한’, ‘중독’, ‘장애’로 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게임 과몰입에 대한 정의, 원인, 증상에 대해서는 사회적, 의학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많은 논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질병코드 논란은 과거의 셧다운제처럼 전국의 게임관련학과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한다”며 “게임이라는 작품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함을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질병코드 등재가 국내 일부 특정 의사 집단의 이익과 관련돼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양 측은 “의사 집단은 과거 4대 중독법에서 게임중독 지정을 ‘숙원사업’으로 표현한 바 있다”며 “의사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게임을 악용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게임은 대한민국이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인 혁신산업이자 젊은이들의 문화”라며 “우리의 젊은 개발자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게임학회는 게임문화의 건전한 육성을 방해하는 게임 질병화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게임과몰입 등재 TF를 구성했다. TF는 다양한 자료 분석을 통해 등재 반대에 대한 대응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기관과 단체에 부당성과 문제점을 제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 과몰입 TF에도 참석해 학술과 연구 활동 지원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으로 TF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등재 반대 논거를 개발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의 대안을 제안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성명서 영문버전도 준비해 WHO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국내 부처간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문체부는 등재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등재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관련 팀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과의 추억과 시간들이 누군가에 의해 질병으로 분류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회와 협의회가 지혜를 모아 게임 산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5일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 발족식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1) 게임장애 등재를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게임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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