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에 선전 포고하자 주가 3% 상승…증권가는 "투자 기회"

입력 2018-04-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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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이익 요구는 주가에 긍정적…수급도 문제 없어"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제공=현대자동차)

2년 전 삼성을 공격했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을 겨냥하자, 시장에서는 '주주이익 요구는 긍정적'이라며 관련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엘리엇은 3일(현지시간) “10억 달러(약 1조500억 원) 이상의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지분을 매입했다”며 “현대차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앨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대해 각 계열사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재무상태, 자본수익률 향상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폴 싱어 회장이 이끄는 헤지펀드다.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하는 회사다.

엘리엇은 한국 시가총액 1위 회사인 삼성에 이어 3위 현대차를 새로운 타깃으로 삼았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를 문제 삼았다. 현대차그룹 3사의 시가총액은 약 74조 원 규모다.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지분은 이 금액의 1.43% 수준이다.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전날보다 2.96% 오른 15만650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장중 주가가 5% 가까이 급등하는 등,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날 기아차 역시 2.52% 오른 3만2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도 3.53% 오른 26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는 엘리엇의 요구로 현대차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주주친화정책이 나올 환경이 조성됐다며 현대차그룹의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지 않고 각 계열사별 주주친화정책을 구체화하라는 요구를 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을 때의 실익보다 계열사의 주주친화정책이 이뤄졌을 때의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급 차원에서도 엘리엇의 요구는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2016년 10월 삼성전자에 대한 엘리엇의 주주제안 이후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두 달 동안 4.8%, 연간 51.6% 상승한 바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섣부른 주가 부양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주가에 미칠 영향은 좀 더 두고봐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대체로 투자 기회라는데 입을 모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모비스의 주가 하락은 투자 기회”라며 “부품업체들은 중국 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나, 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중장기 이익전망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현대모비스가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됐다고 밝히면서 “분할합병을 거치면서 단기적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이 상승하고 존속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주가 반영이 끝나면, 사업전망에 따른 주가반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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