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잡아라”...유통가, 큰손 떠오른 '그루밍족' 잡기에 총력

입력 2018-04-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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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최근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한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잡기 위해 이들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가 하면 만화방·오락실·키덜트존 등 남성들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이색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을 찾는 남성 고객 수와 매출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10년 28.1%였던 남성 소비자 매출은 2017년 34.1%까지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내 남성전문관(본점·강남점) 매출 비중 역시 2015년 8.2%에서 2016년 9.2%, 2017년엔 10.0%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남성들의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취향 변화에 맞춰 남성층 리뉴얼을 단행했다. 센텀시티점 5층 남성층을 쇼핑 공간을 넘어 ‘놀러 가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고자 남성들이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70평 규모의 ‘스트리트5’에는 의류, 신발, 가방, 액세서리는 물론 반려동물 편집숍과 흑백사진관도 입점시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 남성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로컬 브랜드의 입점이다. 부산의 캐주얼 셀렉트숍 ‘노클레임’, 드라이빙 슈즈 전문 브랜드 ‘스노우바이슨’, 100%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가죽공방 ‘린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데콜로’ 등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남성들이 백화점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남성층을 차별화한 쇼핑공간으로 만들고자 변화를 시도했다”며 “아내와 사진도 찍고 강아지 옷도 사고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들로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몰은 최근 패션파크 5·6층을 리뉴얼하고 남성을 위한 원스톱 쇼핑을 표방하며 남성 타깃 브랜드를 대거 보강했다. 5층에 남성패션과 골프, 아웃도어, 6층에는 스포츠, 캐주얼 패션, 진 등 총 10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아이파크몰은 쇼핑과 레포츠, 여가 콘텐츠가 한 곳에 집결된 복합쇼핑몰의 강점을 극대화해 남성을 위한 가치소비의 공간으로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구성과 편의 시설도 남성 선호 분야를 강화해 컴템포러리 남성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생활 아웃도어, 축구·농구·야구 등 스포츠 전문 메가숍, 스크린 골프 시타존 등이 들어섰다. 이외에도 추억의 만화방과 오락실, 테이블 사커, 피규어 등 남성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맨즈 아지트’ 이벤트를 15일까지 연다.

아이파크몰은 이번 패션파크 오픈이 남성층 모객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한 키덜트 전문숍 ‘토이앤하비’의 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2% 신장했고, 실내외 풋살장 이용객이 연간 15만 명에 이르는 등 남성 고객을 쇼핑몰로 끌어모으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현대아이파크몰 관계자는 “패션파크 오픈으로 키덜트와 레포츠,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등 20대에서 중년까지 싱글과 기혼 남성을 두루 아우르는 남성 문화공간을 완성했다”며 “기존 콘텐츠와 함께 남성 카테고리에서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AK플라자도 지난해 7월 수원 더AK타운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키덜트 브랜드를 대폭 강화했다.매장 면적을 기존 300㎡(약 90평)에서 621㎡(약 188평)로 2배 이상 늘리고 건담베이스와 마블스토어 등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와 함께 확장 리뉴얼한 미니카 편집매장 ‘타미야’, 드론 브랜드 헬셀, 조립식 블록 완구 브랜드 레고 등 5개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 아웃렛관 4층 남성패션관에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선보였다.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와 협업해 만든 국내 최초 체험형 라운지로, 최신 게임 및 VR(가상현실)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게임기기·소프트웨어·굿즈 등도 판매한다. 현재 판교점과 목동점까지 확대해 총 3곳에서 운영 중이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린보(고객체험)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흑백사진관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사진제공=현대아이파크몰
▲사진제공=현대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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