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임대료 공짜”...위기의 영등포 상권

입력 2018-03-30 10: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영등포 일대 상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권이 자리잡기도 전에 완전히 붕괴하는 사태를 막기위해 임대료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상가까지 등장하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동의 일대에는 공실률이 높은 상가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영등포시장역 인근에서 이 지역 랜드마크 격에 해당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아크로타워스퀘어’의 상가는 1년간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임차할수 있게 하는 ‘렌트프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가가 ‘렌트프리’를 제공하는 경우는 장기화되는 공실로 인해 상권 자체가 무너져버리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1년간의 임대료 수익을 포기해야하는데다 ‘렌트프리’가 끝난 이후의 임대차 계약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상가를 소유한 업체로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만하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현재 ‘아크로타워 스퀘어’의 상가를 소유해 분양과 임대를 맡고 있는 회사는 성공건설이다.

이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한동안 상가 공실률이 지금보다 더 높았으나 약 3주전부터 1년간 무상으로 임대하는 ‘렌트프리’를 제공하며 그나마 공실이 메워졌다”며 “전체 140개 상가 중 현재는 지하 상가 위주로 20~30개 가량의 공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렌트프리 이후 입주한 상가에서는 1년간 임대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분양 업체에 가해지는 공실 부담은 이보다 더욱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영등포 상권의 불안정성은 대규모 개발계획을 앞두고 있으나 가시화된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개발 이후의 시장 상황을 전망해 상가 분양가나 임대료를 높이 책정해두지만, 당장의 가시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에 임차 수요가 떨어져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은 상가가 공실로 남게되는 것이다. 현재 이 일대에는 영등포뉴타운이 조성중이며, 서울시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추진도 계획돼 있다.

상가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주상복합단지의 주택 입주보다 상가 입주 늦어지는 시차가 발생하곤 하지만, ‘렌트프리’까지 실시하는 경우는 흔치않다”며 “현재 영등포 일대의 상가 공실 발생은 공급 과다의 문제라기보다는 현 시점에서의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