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화장품 판매 직원들이 부분파업 나선 까닭은

입력 2018-03-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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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강도 높아지자 샤넬ㆍ에스티로더 등 판매원 단체행동

근로시간 단축 여파가 백화점 매장에도 불어닥쳤다.

27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수입 화장품 브랜드인 샤넬과 엘카코리아 노동조합원 1000여 명은 25일 오후 6시부터 전국 50여 곳 백화점 매장에서 임금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엘카코리아는 에스티로더사의 한국법인으로 에스티로더, 맥, 바비브라운, 아베다, 크리니크, 라메르, 오리진스 등 14개 브랜드가 포함돼 있다. 최근 두 노조는 사측과 근로시간 단축 및 입금협상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5% 이상의 찬성률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샤넬 노조는 최초로, 엘카코리아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2번째 파업을 벌였다.

갈등의 시작은 사측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고자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강제의무 시차를 적용하면서부터다. 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통상 백화점 영업시간에 따라 2~3시간 초과 근로시간이 발생한다. 사측은 시간외 수당을 줄이고자 연장 근무자를 기존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셋이서 나눠 하던 일을 한 명이 감당해내야 하는 고강도 노동으로 근무조건이 악화한 것이다.

엘카코리아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다 보니 매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몇 회 이상 시차를 쓰도록 유도함으로써 노동 강도는 더 세졌다”며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월급도 줄었고 올 1월 신입사원과 연차가 낮은 직원 등 한정된 범위에서만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하면서 기존 6~7년차 직원이 신입사원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 노조는 2차, 3차 파업 준비를 위한 구체적 논의에 돌입한 상태다. 사측과 교섭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노동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인원, 노동시간, 노동강도, 임금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싸워 나갈 예정이다.

앞서 로레알코리아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으로 노사 갈등이 불거졌지만 최근 교섭에서 합의해 이번 쟁의에는 참여하지 않고 지지 의사를 표하면서 향후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백화점 매장이 화려해 보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판매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화장품 업계의 실상”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 온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 지원하며 근로 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파업이 부분 파업으로 이뤄진 데다 본사에서 대체인력을 파견함에 따라 백화점 매장 운영에는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다.

▲사진제공=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진제공=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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