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사장 등기이사 선임 문제로 ‘몸살’
21일에 있은 두산중공업의 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으로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안건이 시비거리로 불거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해는 박용성 회장의 도덕성이 문제가 됐다면 올해는 박용곤 두산그룹의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의 경영권 승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갖고 이사회에서 선임한 박지원 사장에 대한 등기이사 선임 건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 소액주주인 강운병씨는 "2년 연속 2대의 걸쳐 중공업의 이사로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것이 두산중공업을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고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강 씨는 “박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의 안에 반대하며 이 같은 의견에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정식으로 표결처리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주총장의 의장인 이남두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집행부(이사회)에서 선임한 이사 2명중 1명을 제외한다”는 수정 동의안을 상정, 표결처리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 99.8%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박 사장의 이사 선임이 의결돼 반대한 소액주주의 지적사항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을 맺었지만 2년 연속 오너 일가 이사 선임안건이 주총에서 시비거리로 제기된 곳은 두산중공업이 처음이다.
이날 다른 곳에서 열린 두산인프라코어의 주주총회 자리는 당초 박용성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낸 국민연금이 위임장으로 반대의견만을 제출하는 것으로 별 잡음 없이 의결됐다.
한편 두중의 주총에서는 이남두 부회장(의장)이 박 사장의 이사 선임 반대 의견을 수정안건으로 상정하는 바람에 심각한 표결처리로 이어질 뻔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쉽게 이사회에서 제출한 의견에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쉽게 표결처리 하면 될 것을 또 하나의 안건을 채택, 여기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게 된 것.
이 수정안건의 상정으로 당초 박 사장의 이사선임에 찬성한 외국인 투자자들을 기권표로 내 몰았다.
결국 두산중공업의 자문변호사가 수습에 나서 “소액주주의 반대의견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 지분을 하나 하나 따져야 하는 표결처리라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