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명 개인정보 유출에 입 연 저커버그…“사용자 보호 못 한 실수 저질러”

입력 2018-03-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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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사용자 정보 보안 강화되기 이전에 설치된 앱 모두 조사할 것”

▲작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역에서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크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새너제이/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고객들의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고객에게 서비스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매일 페이스북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하루의 끝에서는 우리 플랫폼에서 생긴 일에서 책임감을 느끼곤 한다”며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에 있는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가 5000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 업체는 사용자들의 정보를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관련 조사에 나선 상태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일어나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일련의 조처를 할 것”이라며 “사용자들에게 데이터를 오용할 가능성이 있는 특정 앱이 접근했는지를 알려주는 등 정보 보호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저커버그는 개인 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2014년에 이미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려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수년 전에 시행됐다”며 “사용자가 관계 맺은 친구의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방편이었다”고 밝혔다. 즉 2014년 이전에는 앱 개발자가 페이스북 사용자의 친구에 대한 정보를 제한 없이 요청할 수 있었으나 접근 권한을 축소하면서 해당 앱을 승인하지 않은 한 개발자들이 친구의 정보를 요청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저커버그는 몇 가지 구체적인 보완 조치를 언급했다. 첫째로 그는 “2014년 이전에 의심스러운 활동을 보인 앱, 그 이전에 설치된 앱을 모두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 페이스북의 개발자는 페이스북 활동을 금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동시에 개발자의 사용자 정보 접근에도 제한을 둘 방침이다. 그는 “사용자가 3개월 동안 앱에 접근하지 않았을 때 개발자가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에 로그인 시 사용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름, 프로필 사진, 이메일 주소 등 3가지로 줄이는 방편도 내놨다. 사용자의 뉴스피드 상단에 어떤 앱이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표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만약 사용자가 원할 시 앱의 정보 접근 권한을 쉽게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더해진다.

저커버그가 해명에 나섰음에도 페이스북을 향한 비판 여론은 뜨거워지고 있다.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의 2인자 격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모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열린 내부 회의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경영진이 이번 파문을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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