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뮬러 특검 해임설에 긴장하는 월가

입력 2018-03-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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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뮬러 특검 쫓겨나면 정치적 불확실성 급증” 한목소리로 경고…작년 5월 코미 전 FBI 국장 해임 관련 증시 혼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월가의 시선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 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할 시 주식시장에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뮬러 특검이 해임될 시 불확실성이 급증하고 주식시장이 파멸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컴패스포인트리서치앤트레이딩의 이삭 볼탄스키 애널리스트는 “뮬러를 해임하면 정치적 리스크가 극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B.라일리의 아트 호건 수석 애널리스트는 “뮬러를 축출하는 것은 헌법 가치의 훼손으로 이해될 것”이라며 “시장 방향을 확언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뮬러 특검에 있는 13명은 왜 하나같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뿐이고 공화당 인사는 없는가”라며 “이것을 공정하다고 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힐난했다. 또 뮬러 특검을 ‘사악한 사탄’이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마녀 사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 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여파로 전일 대비 1.35% 하락했다. 커먼웰스파이낸셜네크워크의 브래드 맥밀런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트윗이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지난 16일 앤드류 매케이브 미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을 돌연 해임하면서 해임 칼끝이 뮬러까지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뮬러 해임설이 나돌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타이 콥 백악관 특별고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도 이날 “특검이 해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며 “특검은 방해받지 않고 수사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 수사에 그동안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세제개혁법, 기업 실적 등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작년에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전격 해임된 가운데 그해 5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압박했다는 메모가 공개된 뒤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당시 기업들이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워싱턴발 정치적 리스크가 월가를 뒤덮었다.

이번에 뮬러 특검이 해임될 경우 그 파장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 등의 의제를 바꿀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자신감을 떨어트려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르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회장은 “뮬러가 퇴출당하는 것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시장에 가장 좋은 선택지는 특검 조사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걸리는 게 없다면 수사를 계속 진행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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