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국민소득 2만달러 돌파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했다.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한 후 약 12년만에 이룬 성과다.

그러나 최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체감경기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07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45달러로 전년(1만8401달러보다 8.9%나 증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1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이후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7355달러로 떨어졌다가 2000년 1만841달러로 다시 1만달러를 회복했다.

이후 2002년 1만1499달러, 2004년 1만4193달러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해 2만달러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국민소득 증가는 환율의 하락세를 등에 엎고 이룬 성과이며, 동시에 최근 물가 상승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국민들이 체감으로 느끼는 실질소득과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실제로 물가를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뜻하는 실질 GNI는 전년에 비해 3.9% 증가해 여전히 실질 GDP 성장률을 12년째 밑돌고 있다. 즉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해 왔으나, 물가상승으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뒤따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실질GNI가 경제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수입재화 가격이 상승한 반면 수출재화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교역조건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실질 GDP는 수출호조와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도 견조한 증가세로 전년에 비해 5.0% 성장했다.

또한 GDP에 대한 순수출의 성장기여율은 전년의 25.9%에서 지난해 26.7%로 소폭 상승한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79.4%에서 73.1%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