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회장, 주택업계 이익 챙기기 '올인'

입력 2008-03-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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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겸 건설단체연합회 회장이 레미콘파업에 대해 반발하며 주택업계 방어에 나섰다.

19일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 겸 건설단체연합회 회장은 "레미콘 업계가 파업해 건설회사가 죽을 판"이라고 운을 떼고 "레미콘 업계가 12.5%의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레미콘 가격이 지난해 4%가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엔 3~4%선 인상이 적정하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같은 권 회장의 발언은 전적으로 귄 회장 자신의 회사인 반도건설 등 주택업체를 위한 '제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레미콘 업체가 대기업인 건설회사의 파행적인 레미콘 가격 책정에 반발, 파업까지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권 회장의 이번 발언은 대기업의 횡포를 옹호한 것이란 시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해 레미콘 가격 인상률이 4%였던 만큼 올해도 3~4%가 인상돼야 한다는 발언은 레미콘 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시멘트, 골재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벌어진 만큼 현실적인 가격 상승이 있어야 함에도 전년과 동일한 가격 인상안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레미콘 업계의 입장은 고려치 않겠다는 의미라는 게 레미콘조합 측의 시각이다.

한 레미콘조합 관계자는 "전년과 동일한 가격인상안을 내놓은 것은 사실상 협상할 뜻이 없으며, '주는대로 받아라'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면 건설업체의 아파트 분양가 인상폭도 문제가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토지값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건설회사란 대기업의 횡포에 따라 연간 3~4% 인상에 머물러야 한다면 건설회사가 고분양가 지적이 나올때 마다 녹음기 처럼 반복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란 이유는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부문의 경우 매출원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내외며 이중 철근 15%, 레미콘 10% 전후에 이른다. 이는 물론 대기업인 건설회사가 똘똘 뭉쳐 원자재 가격 상승을 철저히 방어하기 때문. 하지만 건설업계는 매번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 원자재가격을 핑계로 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레미콘 업계에 대한 권 회장의 강경 대응은 자신이 건설회사, 그것도 주택전문업체인 반도건설 회장이라는데서 기인한다. 건단련 회장보다는 건설협회 회장으로서 자신이 속한 회사 권익 보호에 더욱 열을 쏟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즉 레미콘 등 기초 원자재 가격 상승은 권 회장과 건설협회 소속 회원사들의 불익을 줄 수 있는 만큼 권 회장이 전에 없는 열의를 갖고 가격 인상 억제 압박에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오늘 레미콘 관련 모임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주관이었으나 뜬금없이 권홍사 건설협회 회장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도 결국 자신의 회사와 건설협회 주요 회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레미콘 업계는 권홍사 건단련 회장이 대기업들로 이뤄진 철근 업계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으면서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인 레미콘에 대해서만 마치 '어른이 아이 꾸짖듯' 하는 것에 더욱 불쾌해하고 있다.

레미콘 조합 관계자는 "올들어 가장 크게 오른 철근 가격은 레미콘보다 오히려 아파트 건설에서의 비중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을 필두로 한 건설협회는 '끾소리'도 못하면서 '만만한' 레미콘사에 대해서만 오히려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권 회장과 대한건설협회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이중성부터 버려야할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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