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하루 앞둔 13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당은 한 목소리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별도로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늘어갈 정도다. 혐의가 20여 개에 이른다니 가히 ‘종합 비리 선물세트’라고 불릴 정도”라며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입각해 조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 보복’이라는 이 전 대통의 반응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백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라며 “정치보복 운운은 자신의 범죄를 덮고자 하는 꼼수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 양심과 품격을 지켜 달라”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또한 논평을 통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특히 정치인의 범죄 혐의는 그 종류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청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해석을 덧붙이이기도 했다. 권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구조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헌에 여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평화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박근혜, 최순실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라며 “검찰 출두 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과 역사 앞에 사실대로 밝히는 게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고 전했다.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모든 혐의의 주범으로 MB를 지목하고 있다”라며 “검찰은 10년 동안 묻혔던 MB 의혹들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하고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수사 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만큼 당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