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분당은 ‘천당 위 분당’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아파트값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매화마을공무원2단지는 전용면적 58㎡가 이달 1일 4억88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 거래와 비교해 웃돈으로 5500만 원이 붙은 값이다. 또 분당동에 있는 샛별마을 우방은 전용 133㎡가 지난해 9월 8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이 올 3월 초에는 9억8000만 원에 팔렸다. 6개월 사이 실거래가가 1억3000만 원이나 오른 셈이다.
실제 분당은 최근 들어 강남을 넘어선 상승세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분당은 2.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강남(1.14%), 서초(0.57%), 송파(1.41%), 강동(1.53%) 등 강남 4구의 상승률을 모두 1% 포인트 내외로 앞지른 기록이다.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옥죄기에 나서면서 강남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강남 4구는 1월 15일에 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0.88%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0.42%(2월 12일 기준)로 상승폭이 위축됐고 이달 5일에는 0.14% 오르는 데 그쳤다. 1월 29일 상승률 정점(1.33%)을 찍었던 분당이 지난달 26일 0.47%를 기록했다가 이달 5일 0.50% 오르며 상승폭을 회복한 것과 대조적이다.
분당의 탄탄한 상승세는 재건축 규제에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당은 아파트 단지들이 용적률 200% 내외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또한 강남 8학군 못지않은 교육 환경까지 갖추고 있어 똘똘한 한 채 수요에 따른 강남 대체지로 손꼽힌다.
분당 정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분당은 강남 접근성, 생활 인프라, 교육 환경까지 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어 강남에서 넘어오는 경우도 많다”며 “판교 제2·제3 테크노밸리 같은 개발 호재도 있어 아파트값은 계속 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