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예상을 밑돌고 있어 무역전쟁이 확산하면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관세전쟁발 수출절벽 대응을 위한 내외수 균형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관세 절벽에서 관세장벽으로 무역전쟁이 확산하면 수출의 성장 견인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에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는 수출 호조가 전체 경제를 견인하는 회복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출 경기의 성장 견인력은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2월 수출 증가율은 4%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최근 수출 증가가 수출물량 확대가 아닌 수출 단가 상승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수출물량 증가율은 2017년 11월 2.4%, 12월 3.8%에서 지난달 -2.4%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출 단가 상승에 기댄 수출 증가세는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내수 지표를 보면 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지표는 1월 기준으로 개선됐지만, 회복세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주력 제조업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많지 않아 회복세가 확장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위축,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급감 영향으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과 소비심리는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실업률은 3.7%, 15∼29세 청년 실업률 8.7%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실물 경기 회복에도 현재경기판단ㆍ향후경기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작년 11월부터 계속해서 하락세다.
보고서는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절벽 △가계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절벽 △건설수요 위축에 따른 투자 절벽이 경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고려할 때 관세 전쟁의 충격은 한국 경제를 위기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상반기 3%대에서 하반기 2%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절벽 가능성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수 경기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며 "고용 정책 목표는 일자리 확대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 능력 확대에 두고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 국민 인식 사이에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